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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홍현익 외교원장 “북이 선뜻 종전선언 받을지도 모르는데…”

등록 2021-12-01 12:57수정 2021-12-01 15:10

국책연구기관장 3인, 윌슨센터 포럼에서 종전선언 설파
홍 원장 “미, 스냅백 전제로 대북제재 완화해야”
“내년 봄 한미훈련 유예해야…김여정·해리스 회담 필요”
“북 미사일 시험발사 크게 문제 안 삼는 게 도움”

김기정 안보전략연구원장 “종전선언, 주한미군에 영향 없어”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종전선언은 교착 상황 관리 의미도”
홍현익 국립외교원장(가운데)이 30일(현지시각)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가 워싱턴에서 주최한 북-미 관계 전망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왼쪽은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워싱턴/공동취재단
홍현익 국립외교원장(가운데)이 30일(현지시각)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가 워싱턴에서 주최한 북-미 관계 전망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왼쪽은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워싱턴/공동취재단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은 30일(현지시각) 미국이 한국전쟁 종전선언 뿐 아니라 ‘스냅백’(약속 위반시 복원)을 전제로 한 대북제재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홍 원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싱크탱크 윌슨센터가 주최한 북-미 관계 전망 포럼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미국을 믿을 수 있게 하는 첫걸음으로 종전선언이라도 하자는 게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바”라며 “미국이 한국의 제안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북제재에 대해서도 “가장 중요한 목적은 북한이 비핵화로 나가게 하는 것인데 지금은 북한을 벌 주는 것으로 바뀌었고 오히려 핵·미사일 개발의 명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냅백이라는 제도를 통해 (비핵화) 약속을 얻어내고 제재 일부를 완화해준다면 북-미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포럼에는 홍 원장과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등 통일·외교·안보 국책연구기관 수장 3명이 동시에 참석해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 앞에서 종전선언 필요성을 설파하고 토론을 벌였다.

홍 원장은 포럼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나왔기 때문에 미-소 냉전이 종식됐다”며 “그러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고르바초프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오히려 스탈린이 되게 만드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스냅백을 전제로 한 대북제재 완화 등을 통해 “북한이 진정으로 핵을 포기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홍 원장은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는 평화협정 체결까지 약속했는데 그 첫걸음인 종전선언에 토를 다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이 선뜻 받을지도 모르는데 한-미가 자꾸 시간을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종전선언이 안 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한국 대선 뒤부터 미국 중간선거 직전까지인) 내년 4~10월 굉장히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며 봄 한-미 연합훈련 유예를 제안했다. 그는 “연합훈련을 하더라도 1부 방어 훈련과 2부 반격 훈련 가운데 2부는 생략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미 협상은 톱다운(위에서 아래로)과 보텀업(아래에서 위로) 방식을 병합해야 한다”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정도 사이의 회담이 되지 않으면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대북 협상을 위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는 묵인하자는 지난달 10월25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행사에서의 발언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반복했다. 그는 “우리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하는데 우리와 상응하는 정도 사거리의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때는 트럼프도 그랬듯이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게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정 원장은 포럼에서 “북-미 화해 관점에서 종전선언이 유용하고 실용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종전선언 자체는 우리의 주권, 한-미 동맹, 주한미군 유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유환 원장도 포럼에서 종전선언 논의는 “교착 국면에서 북한이 핵실험 도발을 통해 파국으로 끌고 가지 못하게” 하는 “상황 관리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도 “한-미가 종전선언 문안을 협의하고 있다는 것은 바이든 정부도 트럼프 정부를 계승하며 뭔가 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뜻에서 상황 관리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나도 한반도 평화를 원하지만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철수 논의로 가게 될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 전력을 환기시키는 한편, 종전선언을 할 경우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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