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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가 당장 중단시켜야”…측근들, 의사당 난입 때 백악관 비서실장에 촉구

등록 2021-12-15 12:44수정 2021-12-16 02:05

미 하원 특위, 메도스 비서실장이 받았던 메시지 공개
폭스뉴스 앵커들 “트럼프가 ‘집에 가라’고 해야”
방송에서는 “극좌파 관여 의혹있다”며 물타기 시도
백악관, 이중행태에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도 않아”
지난 1월6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의회의 당선 인증을 막으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에 있는 연방 의사당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1월6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의회의 당선 인증을 막으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에 있는 연방 의사당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1월6일 미국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 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측근과 보수 인사들이 백악관에 ‘트럼프가 빨리 (이 난동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한 휴대전화 메시지들이 공개됐다. <폭스뉴스> 유명 앵커들은 사적으로는 백악관에 이같이 재촉하면서 방송에서는 난입 사태를 축소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

미 하원의 1·6 사태 조사특위는 13일 마크 메도스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이 사태 당일 받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지난 공개했다. 메도스가 의회에 제출한 1·6 사태 관련 자료 중 일부다.

특위의 부위원장인 리즈 체니 의원(공화당)이 회의장에서 읽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면,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의 유명 앵커들은 1·6 사태 와중에 다급히 나섰다. 트럼프 지지자 수백명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의회의 당선 인증을 막으려 의사당에 강제 진입해 의원들이 회의를 중단하고 대피하는 등 아수라장이 벌어진 와중이었다. ‘숀 해너티 쇼’를 진행하는 숀 해너티는 “그(트럼프)가 사람들에게 의사당을 떠나라고 요청하는 성명을 낼 수 있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잉그레이엄 앵글’ 진행자 로라 잉그레이엄도 “대통령이 의사당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집에 가라고 말해야 한다. 이건 우리 모두를 해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유산을 파괴하고 있다”고 써보냈다. ‘폭스 앤 프렌즈’로 유명한 브라이언 킬메이드는 “제발 그(트럼프)를 텔레비전에 출연시켜라. 당신이 성취한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다”고 썼다.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메도스에게 “그(트럼프)는 이것을 최대한 빨리 비난해야 한다. 의회경찰의 트위트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촉구했다. 이에 메도스는 “나도 세게 밀고 있다. 동의한다”고 답했다.

체니 의원은 14일 메도스가 1·6 사태 당시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이름은 가린 채 추가 공개했다. “여기 의사당 상황이 정말 안 좋다”, “대통령이 이걸 최대한 빨리 멈춰야 한다”, “이걸 지금 당장 해결하라” 등이다.

메도스가 당시 각계의 촉구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13일 밤 <폭스뉴스>의 ‘숀 해너티 쇼’에 출연해 “결국 사람들은 대통령(트럼프)이 빠르게 행동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체니 의원은 “그날 폭력은 거의 모든 뉴스 채널에서 실시간 중계되고 있었다. 폭력은 모두에게 분명했다”며 “그러나 187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행동이 요구될 때 행동하기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1월6일 상황을 되짚어보면, 트럼프의 백악관 앞 연설이 오후 1시11분에 끝난 뒤 지지자들은 의사당을 향해 행진했다. 오후 2시11분 지지자 한 명이 의사당 북서쪽의 유리창을 깬 것을 시작으로 건물이 뚫렸고 순식간에 수백명이 안으로 몰려들었다. 트럼프는 2시24분 트위터에 당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을 용기를 갖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오후 3시13분 트위터를 통해 “미 의사당에 있는 모든 이들이 평화롭게 있을 것을 요청한다. 폭력 금지! 우리는 법과 푸른 제복의 남녀를 존중하는 법·질서의 당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고맙다!”라는 메시지를 날렸다. 트럼프가 트위터에 진정을 촉구하는 동영상을 올린 것은 오후 4시17분이다. 그는 영상에서 “우리는 선거를 도둑 맞았다. 당신들 기분을 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평화를 가져야 하고 법과 질서를 가져야 한다. 평화롭게 집으로 돌아가라. 사랑한다”고 말했다.

<폭스뉴스> 앵커들의 표리부동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예로 잉그레이엄은 당일 방송에서는 “(의사당에 진입한) 군중에 안티파(극좌성향의 반파시즘 운동단체) 동조자들이 섞여 있었다는 보도가 있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날 일에 대해 사적으로는 기꺼이 경고하고 비난하고 경악했던 이들이 공개적으로는 완전히 침묵하고 심지어 거짓과 음모론을 퍼뜨렸다”며 “실망스럽지만 불행하게도 놀랍지도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 하원은 이날 밤 메도스를 의회 모독죄로 고발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찬성 222표, 반대 208표로 가결했다. 메도스는 애초 특위에 자료를 제공하고 의회에 출석하겠다고 했다가, 행정특권의 보호를 받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면서 협조를 중단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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