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럴라인 케네디(61)를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에,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메달리스트인 미셸 콴(41)을 벨리즈 대사에 각각 지명했다. 두 사람 모두 바이든 대통령을 일찍부터 지지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장녀인 캐럴라인 케네디는 2008년 대선 때 버락 오바마 후보 지지를 선언했으며, 오바마 정부에서 일본 대사(2013~2017년)를 지냈다. 지난해 대선 때는 초반부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고,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찬조 연설도 했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케네디는 (주일 대사 시절) 일본 오키나와 미군 재편성을 진전시켰고, 여성 권익을 증진시켰으며, 미-일 사이 학생 교환을 늘렸다”고 소개했다.
케네디를 호주 대사로 지명한 것은 바이든 정부가 중국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시엔엔>(CNN)은 풀이했다. 호주는 영어를 사용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기밀정보 공유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미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영국)의 일원이다. 또한 호주는 새로운 중국 견제 안보 협력체인 ‘오커스’(미국·호주·영국)의 한 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케네디 가문에 고위직을 맡긴 것은 처음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에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제수인 빅토리아 케네디(67)를 오스트리아 대사에 지명했다.
미국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인 미셸 콴이 2020년 2월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 유세에서 찬조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중미 국가인 벨리즈 대사에 지명된 미셸 콴은 지난 2019년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을 도왔다. 콴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과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수상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6년 공공외교대사에 기용돼 오바마 정부 때까지 약 10년간 세계를 돌며 미 국무부를 대표해 청소년 사회·교육 문제에 관여했다.
두 지명자들은 미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중국(니컬러스 번스), 일본(램 이매뉴얼) 대사 등 수십명이 아직 상원에 계류돼 있고, 한국 등 수십개국 대사는 지명도 안 됐다.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