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미국 국무부 ‘티베트 문제 특별조정관’에 임명된 우즈라 제야 국무부 민간안보·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 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20일 중국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는 티베트와 관련된 문제를 담당할 특별조정관을 임명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중에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민간안보·민주주의·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우즈라 제야 국무부 차관을 ‘티베트 문제 특별조정관’에 겸임으로 임명했다. 국무부는 “제야 조정관은 2002년 제정된 티베트 정책법과 2020년 티베트 정책·지원법에 맞춰 티베트 문제에 관한 미 정부 정책, 프로그램, 프로젝트를 조정할 것이다. 특히, 중국 정부와 달라이 라마, 그의 대표단, 민주적으로 선출된 티베트 지도자들 사이에 전제 조건 없는 실질적인 대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제야 조정관이 종교·신념의 자유를 포함한 티베트인들의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을 증진하고, 티베트 고유의 역사, 언어, 문화, 종교 유산을 보호하는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은 “정치적 조작”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리우펑유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미국은 티베트 관련 문제를 구실 삼아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거나 티베트를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중국은 우리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베트 문제는 대만·홍콩·신장 등과 더불어 중국이 ‘내정 문제’라며 민감히 여기는 사안이다. 미 정부의 티베트 문제 특별조정관은 2017년 이후 공석이었다가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로버트 디스트로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를 임명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당시에도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티베트 조정관 자리는 지난 1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다시 공석이었으나 이번에 다시 채워졌다.
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침공해 이듬해 병합하고 폭력을 동원한 사회주의 토지 개혁과 사원 탄압을 진행했다. 이에 반발해 1959년 대규모 봉기가 일어났고, 중국의 강제 진압으로 수만명의 티베트인이 숨졌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주인 14대 달라이 라마는 봉기 당시 인도의 다람살라로 피신해 망명정부를 이끌며 독립운동을 벌였다. 2011년부터는 선출된 총리가 망명정부 수반을 맡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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