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 아미리 미국 아프가니스탄 여성·인권 특별대사. AFP 연합뉴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여성과 인권 문제 대응을 위한 특별대사를 임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전 국무부 관료 출신인 리나 아미리를 아프간 여성·인권 특별대사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지 4개월 만이다.
학자 출신인 아미리 특별대사는 아프간에서 태어났고, 20년 동안 미 국무부와 유엔, 싱크탱크 등에서 아프간 문제에 대해 조언해 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아프간과 파키스탄 특사에 대한 선임고문으로 활동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안전한 아프간을 희망한다”며 “모든 아프간인들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잘 살 수 있도록 아미리 특별대사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스테퍼니 포스터를 아프간 여성·인권 선임고문에 임명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갑작스러운 철수로 아프간 여성 인권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여성계의 비판을 받아왔으며, 아미리 특별대사도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한 인사 가운데 한 명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지난 8월 탈레반의 아프간 재장악 이후 아프간의 여성, 인권 상황은 급격히 악화했다. 탈레반은 여성 정책에 있어 이전 집권 때와는 다를 것이라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최근 아프간 당국은 72㎞ 이상의 거리를 여행하려는 여성은 반드시 가까운 남성 가족과 동행하도록 했고,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에게는 교통수단을 제공할 수 없도록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들이 학교에 다닐 수 없고, 여성이 출연한 텔레비전 드라마의 방영도 금지됐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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