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이스라엘 텔아비브 라빈 광장에서 동성애 행사가 열리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동성 커플이나 비혼남성도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이성 커플과 비혼 여성에게만 대리모 출산을 허용해 온 이스라엘이 대리모 출산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
4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보도를 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날 동성 커플과 비혼 남성이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는 것을 11일부터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 2010년 동성애자 커플인 에타이 핀카스 아라드와 요아브 아라드 핀카스가 이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 최고 법원에 청원서를 제출한 뒤 11년 넘게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오랜 논쟁 끝에 지난해 7월 ‘동성 커플과 비혼 남성이 대리모를 통해 부모가 되는 것을 막는 것은 위법하다’며 6개월 이내에 관련 제도를 폐지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당시 부모가 되려는 의지를 가진 자의 인정 범위를 이성 커플과 비혼여성으로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며 동성 커플과 비혼 남성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스라엘은 대리모 제도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해서, 현재까지 이성 커플과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비혼 여성의 경우 엄격한 조건 아래 합법적인 대리모 출산을 허용해 왔다. 이로 인해 동성 커플 중 일부는 많은 돈을 들여 해외에서 대리모를 찾는 편법을 찾았고, 성 소수자 단체 등은 대리모 출산 허용 범위를 확대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동성애자인 니트잔 호로위츠 보건부 장관은 “이제 독신 남성과 트랜스젠더들도 부모가 될 수 있다”며 “성 소수자들이 요구해온 것은 완전한 평등이다. 그들은 법 앞의 평등 부모가 될 자격의 평등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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