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주도 병력, 카자흐에 파견…반정부 시위 대처

등록 2022-01-06 10:47수정 2022-01-06 13:22

러시아 주도 안보기구가 평화유지군 파견
우크라이나와 함께 러시아 세력권 문제 촉발할 듯
연료가 인상으로 2일부터 전국적 반정부 시위
30년 지속된 장기집권 체제에 불만 폭발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카자흐스탄인들의 시위가 5일 반정부 시위로 확대됐다. 최대 도시 알마티에 모여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H6ㄴ알마티/AFP 연합뉴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카자흐스탄인들의 시위가 5일 반정부 시위로 확대됐다. 최대 도시 알마티에 모여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H6ㄴ알마티/AFP 연합뉴스
카자흐스탄에서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대통령궁이 침탈당하자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가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기로 했다. 일촉즉발의 ‘우크라이나 위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어난 이번 사태를 통해 러시아는 옛 소련에 속했던 국가들이 자신의 세력권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개입을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등 소련에 속했던 6개국이 결성한 안보기구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의장인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5일 “외부의 간섭으로 혼란에 빠진 카자흐스탄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평화유지 병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도 이날 아침 전국에 중계된 연설에서 “외국에서 폭넓은 훈련을 받아온 테러 단체들”과 싸우기 위해 집단안보조약기구에 도움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집단안보조약기구는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6개국이 소련 붕괴 뒤 결성한 군사·안보 협력체이다. 회원국이 안보를 위협당하면 조약국 전체가 개입하는 집단안보기구이다. 과거 냉전 때 소련이 주도한 동구권의 바르샤바조약기구와 유사하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라 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에선 2일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확대되며 이날 정부청사와 공항이 점령당하는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가장 정치적 안정을 유지해 왔지만, 최근 자동차 연료로 쓰이는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급등하며 분노한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시위대가 정부를 겨냥하기 시작하면서 1991년 독립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정부는 전국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군을 투입해 대처하고 있으나 시위가 번지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알마티 등 주요도시의 상황을 전하는 동영상을 보면, 시위대들이 무기로 무장하고 있고, 텅 빈 거리에서 폭발음과 자동소총 발사 소리가 들리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실제로 알마티에서는 5일 오후 수천명의 시위대가 시청에 난입해 청사를 점거했다. 시위대들은 경찰로부터 빼앗은 곤봉과 방패로 무장하고는 시청 청사에 난입했고, 이에 경찰은 섬광 수류탄과 최루가스를 쏘면서 저지했으나 막지 못했다. 지역 언론들은 시위대들이 알마티의 대통령궁에서도 목격됐다고 전했고, 대통령궁과 시청에서 불길이 올랐다는 증언도 있다.

카자흐스탄에선 독립 이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이 권위주의적 정권을 30여년 가까이 유지하다가, 지난 2019년에 물러났다. 그는 자신이 선정한 후계자인 현재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권력을 물려준 뒤 국가안보회의 의장으로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카자흐는 인구 1900만명에 불과하나, 국토가 프랑스의 5배가 되는 옛 소련 공화국 중 최대 영토 국가이다. 석유와 광물 등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국가로 러시아에게는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중요한 옛 소련 공화국이다.

러시아는 자신이 주도하는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토카예프가 정권을 유지하는데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위가 격화돼 평화유지군이 시위대가 충돌하게 된다면, 러시아의 부담은 커지게 되고 반러 운동이 촉발될 수도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