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해외담당 정보기관 수장인 라르스 핀드센. AFP 연합뉴스
덴마크의 정보기관 수장이 극비 정보 누설 혐의로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덴마크의 해외담당 정보기관 수장인 라르스 핀드센(58)은 극비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지난 12월 체포돼 한달째 수감중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체포 사실은 이날 법원이 이 사건에 연루된 그의 이름에 대한 보도 제한을 해제함으로써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핀드센 외에도 4명의 전현직 정보기관 직원들이 체포됐다.
이날 법원에 출석한 그는 기자들에게 “나는 이 혐의를 공론화하기를 원하며, 나는 무죄이다”며 “이 혐의는 완전히 미친 짓이다”고 말했다.
핀드센은 2015년부터 덴마크의 해외 담당 정보기관의 수장으로 일했고, 이에 앞서 2002~2007년 동안 국내 담당 정보기관의 수장을 지내는 등 덴마크 정보기관의 핵심적 인물이다. 핀드센은 지난 12월 8일 코펜하겐 공항에서 체포됐다. 국가 기밀 누설 혐의는 반역죄에 해당돼 12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현직 정보기관 수장이 정보 누설 혐의로 체포되자, 덴마크에서는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덴마크 정치인들은 정부에 이 사건에 대해 보고하라고 촉구하면서 덴마크 정보기관들의 신뢰성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핀드센 등 덴마크 정보기관 직원들은 지난 2020년 8월에 내부 감사를 받고 정직된 바 있다. 덴마크 정보기관들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와 공모해 덴마크 시민들을 사찰하는 등 중대한 비위를 저질렀다고 당시 한 독립적인 감시기구가 밝혔다. 하지만, 핀드센은 정부의 공식 조사위원회의 재수사 결과 혐의가 각하되면서 정직이 해제됐다.
당시 사건은 도감청이 주요 업무인 미국 국가안보국이 동맹국의 시민과 정치인, 심지어 국가 수반을 도청했다는 스캔들이었다. 미국 동맹국의 정보기관들이 국가안보국에 협조했다는 의혹을 샀다. 핀드센이 이번에 체포된 것도 당시 사건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담당 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한스 요르겐 보닉센은 현지 언론에 당국이 “과잉대응”했다며 외국 정보기관들과 덴마크의 협력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비비시>가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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