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버지니아주 컬페퍼의 한 대학을 방문해 의료 비용 인하 방안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미국의 1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4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과 관련해, 인플레이션이 미국 가정에 큰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올 해 안에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노동부가 1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7.5% 올랐다고 발표한 뒤 성명을 내어 “오늘은 미국인들의 살림이 식탁에서 실질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환기해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가 이 도전을 이겨낼 것이라는 신호들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보고는 올랐지만, 예측가들은 인플레이션이 2022년 말까지는 상당히 완화할 것으로 지속적으로 전망한다”며 지난달의 실질 임금 상승과 자동차 가격 상승 둔화, 실업수당 청구 감소 등을 긍정적 지표들로 예시했다. 그는 이날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도 “노벨상 수상자들 중 내가 접촉한 14명과 많은 기업 지도자들은 그것(인플레이션)이 올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기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계속해서 인프라와 제조업을 재건해 미국 안에서 더 많이 만들고 공급망을 강화할 것”이라며 “처방약부터 아동·노인 돌봄, 에너지 비용에 이르기까지 수십년간 가족과 노동자를 가로막아온 분야에서 비용을 낮추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상승은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히며, 미 연방의원 등을 뽑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도 민주당에 최대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엔엔>(CNN) 방송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1%에 그친 반면, 부정 평가가 58%에 이르렀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0일 즈음인 지난해 4월 같은 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53%였던 것과 대조된다. 이번 <시엔엔>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를 잘 다룬다고 믿는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전날 미 노동부는 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2개월 전에 비해 7.5% 상승해, 198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달 물가 상승세를 이끈 것들은 자동차, 가구, 가정용 기기, 내구재 등이라고 전했다. 육류, 달걀, 감귤류 과일 등을 비롯한 식품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다만, 에너지 가격은 지난해 말의 급등 이후 약간 안정세를 보였다. <에이피>(AP) 통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들에 큰 변화가 없어, 앞으로도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황준범 기자,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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