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일본의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10일 한 시민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이날 러시아에서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의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한다고 10일(현지시각)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러시아에 잔류하겠다던 최근의 발표를 뒤집은 것이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이날 성명을 내어 “최근 운영상의 도전과 충돌 상황 악화를 포함해 여러가지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러시아에서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어떠한 적대행위도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우리는 인권을 침해하고 개인의 평화로운 존재를 위협하는 모든 형태의 공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유니클로는 러시아에서 49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이 회사 설립자인 야나이 다다시는 지난 7일 일본 언론에 “의류는 생활필수품이다. 러시아 사람들도 우리처럼 살 동일한 권리가 있다”며 러시아 내 영업을 계속할 뜻을 밝혀,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는 같은 의류 업체인 자라, 에이치앤엠(H&M)을 비롯해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의 전쟁을 비판하면서 영업을 중단하는 흐름과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후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글로벌 기업들의 ‘러시아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 맥도날드, 스타벅스, 코카콜라, 펩시콜라 등 식음료 기업들을 비롯해, 신용카드 회사 비자, 마스터카드, 자동차 기업 도요타, 폴크스바겐, 포드, 제네럴모터스, 항공기 제조사 보잉, 에어버스 등이 러시아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애플도 러시아에서 아이폰 등 판매를 중단했고, 소셜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은 러시아의 관영 매체에 접근을 차단했다. 세계적 정유기업인 비피(BP)와 셸도 러시아에서 지분을 빼고 합작 사업을 관두기로 했다. 하얏트, 힐튼 등 호텔 체인도 러시아에서 손을 뗐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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