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한·러시아 제재…ICBM 대응

국무부, 북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제재
“북에 민감 품목 제공” 등 혐의로
북 제2자연과학원·리성철 등 제재
러 아드리스그룹도 제재…“핵확산자”

지난 2020년 10월10일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을 보면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진 모습이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연합뉴스

미국이 24일 북한과 러시아, 중국의 개인 및 단체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뒤 나온 미국의 첫 독자적 대응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이란·북한·시리아 비확산법’(INKSNA) 위반 혐의로 북한의 1개 기관과 개인 1명, 러시아의 2개 기관과 개인 1명, 중국의 1개 기관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제재 대상은 북한의 제2자연과학원 외무국과 개인 리성철, 그리고 러시아의 아르디스그룹 등 기업 2곳과 아르디스그룹의 개인 이고르 알렉산드로비치 미추린이다. 북한 제2자연과학원은 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는 곳이며, 리성철은 경찰청 격인 인민보안성의 참사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북한·러시아의 제재 대상과 관련해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민감 품목을 이전한 혐의”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처는 미사일 프로그램을 향상시키려는 북한의 능력을 저지하기 위한 우리의 지속적 노력의 일환”이라며 “러시아가 세계 무대에서 우려스러운 프로그램에 핵확산자로 부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북한이 북 미사일 프로그램에 공모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무부는 중국 기업 정저우 난베이 또한 제재 목록에 올렸다. 화학·생물학 무기 비확산을 감시하는 오스트레일리아그룹의 통제를 받는 장비를 시리아에 제공한 혐의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저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의 제재 권한을 활용해, 북한과 시리아에 민감 물품·기술을 제공하는 중국·러시아 기관들과 같은 외국의 공급자들을 집중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