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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인도·파키스탄 ‘4월 폭염’…뉴델리 43도 치솟아 환자 속출

등록 2022-05-01 15:11수정 2022-05-01 15:16

인도 북서부·중부 122년만에 최고
환자 급증, 전력 부족, 농작물 피해
히말라야 빙하 녹아 홍수 위험까지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아마다바드에서 30일(현지시각)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이 헬멧으로 몸에 물을 부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아마다바드/로이터 연합뉴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아마다바드에서 30일(현지시각)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이 헬멧으로 몸에 물을 부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아마다바드/로이터 연합뉴스

인도 수도 뉴델리의 기온이 섭씨 43도까지 치솟는 등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때이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환자가 속출하고 냉방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력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히말라야산맥의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홍수를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 북서부와 중부 지역의 4월 평균 최고 기온이 각각 섭씨 35.9도와 37.78도를 기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122년 전 기온 관측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라고 인도 기상청이 설명했다. 최근 뉴델리의 기온은 43도까지 치솟았고, 뭄바이의 기온도 35도를 기록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5월의 우기로 접어든 이후에나 이상 고온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웃나라인 파키스탄도 3월부터 이상 고온이 이어지면서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겨울에서 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여름으로 넘어갔다고 셰리 레만 기후변화 담당 장관이 지적했다. 레만 장관은 앞서 29일 일부 지역 기온이 섭씨 47도까지 치솟자, 연방과 지방 정부에 폭염 대응책을 촉구했다. 그는 “남아시아, 특히 파키스탄과 인도가 기록적인 폭염에 직면하고 있다”며 기온이 예년보다 섭씨 6~8도 이상 높은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때이른 폭염은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를 강타했던 ‘열섬’ 현상 탓이라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우드웰 기후 연구 센터’의 재커리 조벨 박사는 인도 상공의 제트 기류 흐름이 느려지면서 이상 고온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의사 모나 데사이 박사는 열사병 등 폭염과 관련된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환자의 60~70%는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뭄바이의 의사 마다브 톰브레 박사도 “탈진, 이질, 몸살 등을 앓는 환자가 2주 전부터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인도에서 코로나19보다 폭염 피해가 더욱 심각한 의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냉방 수요 급증에 따른 전력 공급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도 수도 뉴델리의 사톈드라 자인 보건·전력 담당 장관은 29일 병원, 지하철 등 핵심 시설에 대한 전력 공급 차질이 예상된다며 긴급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대규모 정전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발전소들의 석탄 여분이 하루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에서도 전력 부족이 심해지면서 지역별 전력 공급 제한 조처가 이어지고 있다. 북부 지역의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에서는 하루에 10시간에서 14시간씩 전력 공급이 끊긴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상 고온으로 히말라야산맥, 힌두쿠시산맥, 카라코람산맥 등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 파키스탄 북부의 홍수 위험도 우려된다. 레만 장관은 북부 지역 빙하가 녹아 생긴 호수가 수천개에 이른다며 이 지역 주민 700만명이 갑작스런 홍수 피해를 볼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4월에 보통 추수를 하는 인도의 밀 수확량도 폭염 여파로 줄면서 전세계적인 농산물 부족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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