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75회 세계보건총회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 감염 확산이 “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차분히 대응할 것을 국제사회에 주문했다. 현재 전 세계 20개국 가까이 퍼진 이 질병의 조기 대처를 위해 각국은 백신 확보에 나서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실비 브라이언드 세계보건기구 국제 감염 대응국장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에서 “원숭이두창의 감염 수준을 모니터링하고 어디로 어떻게 확대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원격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적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와 있고 국제사회 공조를 통해 연구와 적절한 조처를 취한다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과장된 소문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며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이 낮다는 세계보건기구의 견해를 강조했다.
24일 기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원숭이두창 확진 및 의심 사례는 19개국 237건이다. 보고 건수는 점점 증가할 것이지만 대부분의 감염이 아직 심각한 단계는 아니라고 세계보건기구는 밝혔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높이거나 중증화시킬 수 있는 돌연변이가 발생하는지 주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백신 전략에 대해 새 지침을 만들고, 이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회원국들에 조언하기 위한 회의를 더 많이 소집할 예정이다.
24일 유일한 원숭이두창 백신제조업체 바바리안 노르딕에서 한 직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연구자들은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높지 않아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확산)을 촉발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럽과 중동, 아메리카 대륙 등 세계 곳곳에서 발병하기 전까지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정부가 백신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몇 나라들은 이미 바이러스에 노출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24일 프랑스 보건당국은 감염자와 접촉한 고위험군 성인과 의료인에게 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했다. 2건의 사례가 보고된 덴마크 역시 감염자와 접촉한 이들에게 백신을 제공했다고 보건당국은 밝혔다. 독일은 상황이 심각해질 것에 대비해 4만개의 백신을 주문했다. 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부장관은 “조기 개입으로 이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 새 팬데믹이 발생했다는 징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원숭이두창 백신을 제조하는 덴마크 제약업체 바바리안 노르딕은 25일 다수의 국가들과 백신 계약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원숭이두창 백신의 유일한 승인 업체다. 바바리안 노르딕의 투자 관계자 롤프 소렌슨은 <로이터> 통신에 “많은 나라들이 백신을 구입하기 위해 우리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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