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즉위 70주년 기념식 앞둔 영국 ‘들썩’

곳곳에 유니언잭, 거리마다 파티…
6월 2~5일 나흘 연휴 즐기는 영국
96살 엘리자베스 2세, 가장 긴 재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70년 기념행사를 맞아 영국 국기 유니언잭이 내걸린 런던 버킹엄궁 앞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에서 70년 간 왕위를 이어온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임을 기념하는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가 오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치러진다. 코로나19 이후 수년만에 즐기는 전 국가적 행사에 영국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31일(현지 시각) 영국 방송 <비비시>(BBC)에 따르면, 런던 시내 건물과 주택가 곳곳에서 영국 국기 유니언잭이 내걸리고, 나라 전체에서 수천 건의 노상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 맥주 가게와 나이트클럽에서는 새벽 1시까지 영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나흘 간의 연휴를 맞이한 시민들은 상점에서 여왕 얼굴이 새겨진 접시, 옷 같은 기념품을 구매하는 등 저마다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첫날인 2일에는 기념행사의 시작을 알리며 여왕이 버킹엄궁 발코니에 나와 인사할 예정이다. 또한, 군인 1200명, 말 240마리, 군악대 수백명 등이 광장에 나와 행진을 벌이는 ‘군기 분열식’도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5일에는 전국 곳곳에서 차량 통행을 막고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오는 축제가 열려 나흘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6월 둘째 주 토요일에 여왕의 생일 행사를 치러온 영국은 올해 여왕 즉위 70년을 기념해 역대급으로 성대하게 치를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31일 영국 런던의 리전트 거리에 유니온잭이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의 생애를 살펴보면, 올해 96살인 그는 1953년 6월2일 공식 왕위에 올랐다. 영국에서 가장 긴 재위기간을 이어온 여왕은 1952년 아버지 조지 6세의 죽음으로 25살에 왕위를 이어 받은 후 지금껏 자리를 지켜왔다. 2021년 세상을 떠난 필립공과의 사이에서 4명의 자녀를 낳았다. 손주가 8명, 증손주가 12명이다.

입헌군주제인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의 국가 원수이지만 권력의 상징일 뿐 정치적 실권과 정부 운영의 권한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갖는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여왕은 정부로부터 자신의 서명이 필요한 서류를 받아 검토하고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며 국가의 주요 행사 자리에서 연설 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엘리자베스 2세는 재위기간 70년 동안 총 14명의 총리를 맞이했다.

31일(현지 시각) 영국 방송 <비비시>(BBC)는 플래티넘 쥬빌리를 기념해 만든 애니메이션에서 “1952년부터 2022년까지 70년 간 세계는 놀랍도록 변화했지만 한 자리를 꾸준히 지킨 사람이 있다. 인류가 달에 가고, 텔레비전이 생기고, 컴퓨터와 휴대폰이 나오는 거대한 도약을 하는 동안, 여왕 또한 자신의 역할이 변하는 걸 보았다”고 논평했다.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왕위에 오른 1952년 태어나 올해 70살이 된 이들을 ‘플래티넘 주빌리 세대’로 지칭할 정도로 여왕의 70년 재임을 각별히 여기고 있다.

김미향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