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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파티 게이트’ 살아 돌아온 존슨 총리, “형편없는” 연설로 뭇매

등록 2022-06-10 15:42수정 2022-06-10 15:53

“물가 잡고 세금내리겠다” 호언장담에
“내용 없어” “실패한 정책 재탕” 비판 속출
9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북서부 도시 블랙풀에 있는 ‘블랙풀과 더 필드 칼리지’(B&FC)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9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북서부 도시 블랙풀에 있는 ‘블랙풀과 더 필드 칼리지’(B&FC)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티 게이트’로 인한 불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민생 안정을 내세운 국정운영 방침을 발표했지만 재탕 정책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존슨 총리는 9일(현지시각) 북서부 도시 블랙풀에 있는 대학교를 방문해 1시간가량 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앞으로 몇 주간 정부는 국민들이 음식, 에너지, 육아, 교통, 주택에 이르기까지 가계 지출의 모든 영역에서 비용을 절감하도록 돕기 위한 개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치솟는 생활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최근 영국의 에너지 요금과 식료품 물가의 급격한 상승에 대한 책임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감세 정책도 펴겠다고 했다. 존슨 총리는 “우리는 지금 당장에 대처해야 한다. 우리는 가계 예산에 대한 압박이 크다는 점을 인식해왔다. 이 압력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영국 국민들 편에 있을 것”이라며 “전반적인 세금 부담이 지금 매우 높다. 조만간 낮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세금 감면이 이루어질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주택 정책도 꺼냈다. 존슨 총리는 “주택 소유율 감소(문제)를 해결하겠다. 특히 소득에 비해 주택 가격의 급상승으로 고통받는 젊은이들을 위해 사회주택(공공 임대주택)의 ‘매매할 권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낮은 보증금으로 접근할 수 있는 주택임대 시장을 검토해 자가 마련을 돕는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추가적 재정 투입이 없는 상황에서 주택 개혁을 어떻게 하겠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도시 봉쇄 기간에 보좌진들이 관저 등에서 음주 파티를 벌이고 존슨 총리 본인이 참석한 일도 있었다는 이른바 ‘파티 게이트’로 큰 비판을 받아왔다. 사흘 전인 지난 6일 보수당 의원들을 상대로 열린 총리 신임 투표에서 신임 211표, 불신임 148표로 자리를 지키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총리의 권위와 도덕성에는 흠집이 난 상태다.

9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북서부 도시 블랙풀에 있는 ‘블랙풀과 더 필드 칼리지’(B&FC)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9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북서부 도시 블랙풀에 있는 ‘블랙풀과 더 필드 칼리지’(B&FC)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의 경제 지표는 암울한 상황이다. 유가 등 에너지 요금이 치솟으며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에 견줘 9%(4월 기준)까지 폭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영국의 경제성장률이 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상공회의소는 올해 4분기 영국 경제가 0.2% 위축된 뒤 2023년 0.6%, 2024년 1.2%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연설에 대해 주요 야당인 노동당은 존슨 총리가 점점 악화되는 경제 상황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튤립 시디크 노동당 의원은 “총리가 내년에 영국의 경제성장이 중단될 것이란 현실에 직면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보수당 내부에서도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프로스트 전 브렉시트 장관은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영국에 대한 새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오는 10월 초 보수당 전당대회 이후 그가 당에서 축출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언론들도 비판적이다. 영국 <허핑턴포스트>는 “형편없는 연설”’(garbage speech)이라고 혹평했다. <로이터> 통신은 많은 경제학자들이 존슨 총리의 새 공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간지 <가디언>은 사설에서 “재신임 투표 이후 자신의 지도력을 다시 선보이려는 총리의 이번 시도는 단지 오래전 실패했던 것들을 재탕해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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