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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지구상에 있는 1만2천여개 핵무기… 35년만에 다시 증가세로

등록 2022-06-13 16:13수정 2022-06-14 02:32

스톡홀름연구소 경고, 북 “핵탄두 20기 보유” 추정
우크라 전쟁, 미-중 갈등 탓 각국 안보 불안 커져
미국은 1946년 태평양 마셜제도 비키니 환초에서 핵실험을 했다. 사진은 핵실험 뒤 버섯구름이 형성된 모습. 미국 의회도서관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은 1946년 태평양 마셜제도 비키니 환초에서 핵실험을 했다. 사진은 핵실험 뒤 버섯구름이 형성된 모습. 미국 의회도서관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올해가 1989년 냉전 종식 이후 줄어들던 핵무기가 30여년 만에 다시 증가하는 첫해가 될 우려가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3일 발간한 ‘2022년 연감’에서 “핵보유국 9개 나라가 보유 핵무기의 현대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며 “전체 핵무기 수는 지난해보다 조금 줄어들었지만, 다음 10년 내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핵보유국으로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 등 5개국과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북한 등 4개국을 더한 9개국을 꼽았다. 한·미 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세계적으로는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소는 올해 초 전세계 핵무기 수는 1만2705기로 한해 전의 1만3080기보다 조금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전세계 핵무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과 러시아가 이미 몇년 전 퇴역시킨 핵무기를 해체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나라도 군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 수는 일정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전세계 핵무기 수는 냉전 말기였던 1986년 7만여기에서 점차 줄어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증가로 반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소는 전망했다. 이 연감 작성 작업에 참여한 맷 코다 연구원은 “우리는 곧 냉전 이후 처음으로 보유 핵무기가 늘어나는 시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지난해 핵무기가 조금 감소했지만 앞으로 10년간은 핵무기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반전이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미-중 대결 격화 등으로 세계 정세에 큰 전환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황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자 공개적으로 여러차례 핵무기 사용 의사를 내비쳐, 그동안 이어져온 핵무기 감축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코다 연구원은 “푸틴의 핵무기 발언 등으로 다른 핵보유 국가들이 핵전략을 재검토하게 됐고 이런 이유로 당분간 핵 감축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군사적 열세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핵전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 언론은 지난해 7월 중국 정부가 신장·간쑤·네이멍구 등에서 전략핵미사일용으로 추정되는 사일로 300여기를 건설하고 있다는 것이 위성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어, 사쭈캉 중국군축협회(CACDA) 명예회장은 지난해 9월 중국이 ‘핵무기 선제 불사용’ 원칙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 등에선 중국이 현재 350기 정도인 보유 핵탄두 수를 1천기 수준으로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영국은 지난해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에 대해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자국의 핵무기 보유 상한선을 225기에서 260기로 늘렸다. 또 프랑스는 지난해 초 3세대 전략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공개했고,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도 핵무기 개량과 확장 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핵실험을 하지 않았지만 핵능력은 확장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핵물질은 지난해 핵무기 40~50기를 만들 분량이었으나 올해는 45~55기 분량으로 늘었고, 이 중 일부를 이용해 핵무기 20기를 제작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핵탄두를 만들었다는 공개된 증거는 없지만,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사거리 1천~3천㎞)용 핵탄두는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로 한반도와 주일미군 기지가 있는 오키나와를 포함한 일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댄 스미스 연구소 소장은 “핵무기가 사용될 위험은 냉전 이후 지금보다 더 높은 때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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