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시장에서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 AP 연합뉴스
이란 정부가 올해 1분기에만 최소 105명 이상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유엔이 밝혔다. 유엔은 이란 정부가 심각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정치범들까지 사형에 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1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통신에 따르면, 나달 알나시프 유엔 인권사무소 부대표는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 “올해 1월1일부터 3월20일 사이 이란에서 최소 105명 이상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2020년 260명, 2021년에는 14명의 여성을 포함해 최소 310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사형 집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에선 또 지난 3월 한달 동안에만 52명이 마약과 관련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남부에 있는 쉬라즈 교도소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알나시프 부대표는 살인 등 중대 범죄가 아닌 정치범들을 상대로 사형 집행이 늘고 있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이란 정부가 정치·사회·경제 문제에 항의하는 시민들에 대한인권 침해를 자행했다며 “2022년 4월과 5월에 적어도 55명의 교사·변호사·노동운동가·예술가·학자들이 시위 중에 체포됐고,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국가 안보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형이 집행된 이들 다수가 소수자 단체와 관련 있다. (이들이 저지른 일은) 매우 심각한 범죄에 해당하지 않으며 공정한 재판 기준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사형 집행이 계속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문제로 지적된 것은 청소년에 대한 사형 집행이었다. 알나시프 부대표는 2021년 8월부터 2022년 3월 사이에 미성년자로 사형 판결을 받은 이 가운데 최소 2명이 처형됐고, 85명 이상의 사형선고를 받았다며 이는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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