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쇼핑몰에서 3일(현지시각) 총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시민들이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코펜하겐/로이터 연합뉴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대형 쇼핑몰에서 3일(현지시각) 오후 20대 남성이 쇼핑객 등에게 총을 난사해 3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총격 사건은 쇼핑객들과 인근에서 열릴 예정이던 영국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붐비던 오후 5시 30분께 발생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곳은 코펜하겐 도심과 코펜하겐 공항 중간에 있는 ‘필즈몰’이라는 대형 쇼핑 센터다.
목격자들은 큰 소총으로 무장한 남성이 쇼핑몰 안에서 총을 발사했으며, 총소리가 들리자 100여명의 사람이 출구 쪽으로 몰려 나갔고, 일부는 상점 등으로 숨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 남성이 사람들에게 자신이 들고 있는 총은 가짜라고 말하며 접근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출동하자 용의자가 순순히 체포됐다고 말했다.
소렌 토마센 코펜하겐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총격 사건으로 3명이 숨지고 여러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부상자 가운데 3명은 상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한명은 40대 남성이며 나머지 두명은 젊은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토마센 경찰청장은 “사건 직후 현장에서 22살의 덴마크 남성을 체포했다. 공범이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총격 사건의 동기를 추측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에프페>는 소셜 미디어에는 총격 사건이 인종주의적 동기에서 비롯됐을 거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지만 경찰은 아직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이 남성이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온라인에 올렸다며 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밤 성명을 내어 “덴마크가 일요일 저녁 잔인한 공격을 당했다. 장을 보거나 외식을 하던 무고한 가족들이 희생됐다”며 “어려운 시기에 덴마크인들이 단결해 서로 돕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 쇼핑몰에서 1.6㎞ 가량 떨어진 공연장에서는 이날 오후 8시 영국 가수 해리 스타일스의 공연이 예정돼 있었으며, 콘서트 주최측은 경찰과 논의 뒤 공연을 취소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덴마크에서는 지난 2015년 한 남성이 언론의 자유에 관한 토론이 벌어지던 문화 센터 앞과 유대교 회당 앞에서 각각 1명에게 총을 쏴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현재 덴마크 정보기관은 테러 위험 수위를 ‘심각’ 단계로 평가하고 있으며, 극우 극단주의자의 공격 위험은 ‘일반’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