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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너도나도 ‘빅스텝’…‘인플레 수출’하는 미 금리인상에 세계 ‘곤혹’

등록 2022-07-19 19:22수정 2022-07-20 02:30

미국 기준금리 인상 폭 키우자
달러 강세 맞서 각국 금리 인상
미국 달러화.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달러화.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4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이 금리를 올리며 ‘달러 강세’와 그에 따른 ‘역통화전쟁’이 발생하고 있다. 그로 인한 악순환을 막지 못하면 세계 경제가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

19일 외환시장에서 미국 1달러의 가치는 0.98유로와 137엔대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인 1월 초에 견줘 달러 가치는 유로에 비해 12%, 일본 엔에 비해선 무려 20%나 올랐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40년 만에 닥친 최악의 인플레를 잡기 위해 6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재차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거듭 큰 폭의 금리인상에 나서면 전세계 자금이 미국 금융시장으로 몰려들어 기축통화인 달러 가치가 오르고, 각국 통화의 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통화가치가 떨어진 주변국에선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이는 안 그래도 급등세인 물가 상승 흐름에 기름을 붓게 된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여러 연쇄작용을 거쳐 다른 국가들의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이른바 ‘인플레이션 수출’ 효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에 맞서려면 주변국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통화전쟁은 자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 통화가치를 낮추면서 터지지만, 이번엔 인플레 탓에 통화가치를 올리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월 이 새로운 현상을 ‘역통화전쟁’이라 설명했다.

역통화전쟁이 벌어지면, 세계 경제를 침체시키는 ‘달러 둠 루프’(달러 강세로 인한 악순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축통화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각국의 구매력이 저하되고, 이는 세계 제조업 부진→원자재 가격 하락→국제교역 감소→세계경제 침체 등의 연쇄효과를 일으킨다. 이는 다시 달러라는 안전자산으로 도피하려는 심리를 키워 달러가 한층 더 강세를 보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역통화전쟁은 이미 현실이 됐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4~6월 3개월 동안 55개국 중앙은행들이 적어도 0.5%포인트 금리인상을 62차례나 했다고 분석했다. 7월에도 0.5%포인트 이상 금리인상이 17차례나 이뤄졌다. 이는 금세기 들어서 최대 규모의 금리인상 물결이다.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은 0.25%포인트가 기준치였지만, 이번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0.5%포인트가 기준치로 바뀌었다.

<블룸버그>는 18일 기타 고피나트 국제통화기금(IMF) 제1부사무총장과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의 연구를 인용해 달러 강세는 세계적인 금융긴축과 실물투자에 대한 타격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월가의 헤지펀드 자문회사인 ‘제이에스티(JST) 어드바이저스’의 존 투렉 최고경영자(CEO)도 “이 악순환이 정말 두려운 것은 어떻게 막을지 알기 힘들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유로화에 압력을 가해 달러 가치를 더 상승시키고, 제조업 사이클을 악화시키고, 이런 것을 다시 반복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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