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칠레 북부 코피아포시 티에라아마리야 마을 인근 한 광산에서 일주일 만에 두 배 크기로 커진 싱크홀의 모습. 로이터 통신
칠레 북부 한 구리 광산 근처에서 파리 개선문을 삼킬 만큼 거대한 싱크홀이 생겼다. 당국은 구리 광산의 과도한 폭탄 사용과 과잉 채굴로 인한 지반 약화 등을 의심하고 있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남미 칠레 북부의 코피아포시 티에라아마리야 마을에서 발견된 싱크홀(땅꺼짐 현상)이 9일 만에 프랑스의 개선문을 삼킬 만큼 커져, 칠레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이 싱크홀은 지난달 30일에 처음 발견됐을 당시 지름 25m 규모였는데, 9일이 지난 현재 지름 50m 깊이 200m로 두배로 커졌다. 인근에 있는 인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크리스토발 주니가 티에라아마리야 시장은 현지 언론에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거대한 싱크홀이 하룻밤 사이에 나타났다. 주택 단지와 보건소와도 가깝다. 우리는 항상 이런 일이 일어날까봐 두려워해왔다”고 말했다.
당국은 싱크홀이 구리 광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칠레 국립지질광업국은 지난 6일 밤 캐나다 회사인 룬딘 광업사가 운영하는 알카파로사 광산 근처의 틈새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지질광업국은 이 광산에서 모든 채굴 작업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으며, 룬딘 광업사에 ‘제재 절차’를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룬딘 광업사는 지난 주 싱크홀이 발견되자 “원인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싱크홀이 광산 근로자나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싱크홀 바닥에 물이 고인 것이 보이는 만큼, 칠레 국립지질광업국은 광산에 물 추출 펌프를 설치했으며 앞으로 며칠 안에 광산의 지하 공간을 조사해 광물 과잉 채굴 가능성이 있는지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관료들은 알카파로사 광산 지하에서 물이 범람해 주변 땅이 불안정해졌을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칠레는 세계 1위의 구리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칠레의 구리 생산량 약 570만톤(2020년 기준)은 세계 생산량의 약 28.5%를 차지한다. 광업은 칠레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하며 칠레의 광업 중 구리의 비중은 90%에 달한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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