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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세계 4대 곡물회사, 식량난에 폭리…“횡재세 걷어야”

등록 2022-08-24 14:15수정 2022-08-24 14:26

기후위기·인플레에 곡물회사 기록적 매출
“쏠림 심하고 투명성 떨어져…폭리 우려”
“‘횡재세’ 걷어 빈곤층 도와야” 제안 나와
지난해 10월 미국 개럿슨 인근 농장의 옥수수밭 모습. 개럿슨/AP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미국 개럿슨 인근 농장의 옥수수밭 모습. 개럿슨/AP 연합뉴스

기후위기와 인플레이션으로 식량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대형 곡물기업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횡재세(windfall tax)’를 도입해 빈곤층을 돕는 데 사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22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전 세계적으로 식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4대 곡물기업들이 이윤을 높여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올해 식품 가격은 20% 이상 급등했다. 2014∼2016년 평균가격을 기준(100)으로 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달 140.9포인트로 전월보다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곡물가격지수는 147.3포인트를 기록했다. 곡물가격지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급등해 5월에는 173.5포인트까지 치솟기도 했다.

세계 곡물 시장은 알파벳 에이비시디(ABCD)로 불리는 4개 기업,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에이디엠), 벙기(Bunge), 카길(Cargill), 루이 드레퓌스(Louis Dreyfus)의 점유율 합계가 약 80%로 압도적이다. 이들은 올해 들어 식량난 속에서 기록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에이디엠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69% 상승했고, 카길의 2022년 회계연도 수익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1650억달러였다. <가디언>은 “2024년까지는 식량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앞으로 2년 동안 이들의 매출과 이익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3일(현지시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곡물저장고 일부가 또 무너진 모습. 이 곡물저장고는 2020년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 이후 폐허 상태로 방치돼 왔으며 최근 추가 붕괴가 계속되고 있다. 베이루트/AFP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곡물저장고 일부가 또 무너진 모습. 이 곡물저장고는 2020년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 이후 폐허 상태로 방치돼 왔으며 최근 추가 붕괴가 계속되고 있다. 베이루트/AFP 연합뉴스

문제는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윤도 함께 높아진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한 비정부기구(NGO)의 미공개 분석에 따르면 에이디엠의 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3.65%에서 올해 1분기 4.46%로 증가했고, 카길의 이익률 역시 지난해 2.5%에서 올해 3.2%로 높아졌다”고 했다. 기업의 재고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만큼 기업에 의해 가격이 좌지우지될 여지도 있다. 지속가능한 식량 시스템을 위한 국제 전문가패널(IPES-Food) 공동의장이자 유엔의 극빈·인권 특별보고관인 올리비에 드 슈터는 “곡물 시장은 쏠림이 심하고 투명성이 떨어져서 폭리를 취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세계적 식량난이 단순히 수요가 늘고 공급이 줄었기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구호·자선단체들은 이들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해 빈곤층 구호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횡재세는 일정 기준 이상의 소득을 올린 기업에 물리는 초과이윤세다.

실제로 유럽 등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막대한 반사이익을 챙기는 에너지기업을 대상으로 횡재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스페인은 내년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은행과 에너지기업의 초과이익에 세금을 부과해 저소득층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지난달 내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달 초 대형 에너지기업 대상의 횡재세 부과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국제개발자선단체 네트워크 본드의 정책매니저 샌드라 마틴손은 “횡재세는 식량 시장의 균형을 회복하고 가장 가난한 이들을 도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알렉스 메이틀랜드 선임고문도 “투기가 식량 가격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배고픔과 기아를 유발하는 것은 부도덕하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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