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25일 쥐스텡 트뤼도 캐나당 총리(왼족에서 세번째) 등과 함께 캐나다의 북극권 지역인 케임브리지 만을 방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 등의 북극권 진출 등에 대처하기 위해 북극 대사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는 27일 베던트 파텔 수석 부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어 “북극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미국에게 중대한 전략적 중요성을 갖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도 우선 순위 사항”이라며 북극권에서 미국의 정책을 실행할 특사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신설되는 북극 특사는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및 러시아 등 북극권 7개국뿐만 아니라 원주민 등 관련 이해당사자들과의 협력 및 대처 임무를 맡게 될 예정이다. 새로 임명되는 북극 특사는 짐 드하트 북극 조정관을 대체하게 된다.
미국의 북극 특사 임명 방침은 러시아가 북극점 인근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중국도 북극 연구소를 건립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전날 캐나다의 북극권 지역을 방문해 이 지역에 존재하는 러시아의 군사력이 나토의 전략적 도전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가 소련 시절의 과거 북극 군사시설과 새로운 시설 수백개를 다시 가동”하고, “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최첨단 무기의 시험대”로 북극을 사용하는 것은 큰 도전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이 해운 및 자원 탐사를 위해 북극권으로 진출하는 것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어 “베이징과 모스크바는 북극에서 실질적인 활동을 강화한다고 다짐해 왔다”며 “이는 우리의 가치와 이익들에 도전하는 심각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일환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권 얼음의 해동으로 이 지역에 접근이 수월해져서 북극의 중요성을 더 제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래스카의 연방 상원의원인 리사 머코스키(공화당)은 북극 지역에서 대사급의 외교적 대표를 두지 않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며, 이번 북극 특사직 신설을 환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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