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중국 충칭의 장링강에서 한 남성이 수영을 하고 있다. 충칭/EPA 연합뉴스
한달 넘게 지속된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던 중국 중부 쓰촨성에 최근 폭우가 내리면서 전력난이 완화되고 있다.
29일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쓰촨 여러 지역에 폭우가 내리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전력 부족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쓰촨성전력공사는 28일 낮 12시 현재 쓰촨성 일반 산업 및 상업 전력 소비가 완전히 회복됐고, 대규모 산업 전력 사용 소비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쓰촨 지역에 전력 사정이 나아진 것은 27일 시작된 폭우로 인해 전력 생산이 늘고, 기온이 낮아지며 에어컨 등 전력 사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쓰촨성 몐양·광위안 등 일부 지역에 27일 오후부터 큰 비가 내려 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 지역 전력 생산의 80%를 담당하는 수력 발전이 정상화되고 있다. 쓰촨수력의 일일 발전량은 28일 기준 4억6천만 ㎾h로 이전 최저치보다 9.5% 증가했다. 아직 수위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아 수력 발전이 100% 정상화되지 않았지만, 쓰촨 당국은 곧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40도를 넘나들던 폭염이 30도 초반으로 내려가며 전력 사용량도 감소했다. 중국 <증권시보>는 28일 에어컨으로 인한 전력 부하가 최고치보다 약 1200만㎾(약 52%) 줄었다고 전했다. 쓰촨성 주민들의 1일 전력 소비량도 최고 4억7300만 ㎾h에서 27일 3억4000만 ㎾h로 28%가량 감소했다.
그로 인해 쓰촨 지역 내 산업 시설의 전력난도 차츰 해소되고 있다. <증권시보>는 쓰촨의 푸린정공 등 여러 공장들이 26~27일께부터 완전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창장(양쯔강)을 끼고 있는 쓰촨성은 풍부한 수력 자원을 바탕으로 값싼 전력을 생산해 국내외 공장을 끌어 모았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 공장, 도요타·현대차 공장 등이 쓰촨의 창장 유역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공장들은 최근 가뭄으로 인한 전력 부족으로 이달 중순부터 생산을 줄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쓰촨 당국은 애초 전력난으로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6일 동안 단전 조치를 할 계획이었으나 폭염과 가뭄 등으로 전력난이 개선되지 않자 단전 기간을 25일까지 5일 더 연장했다.
그로 인해 이곳에서 전력을 공급받던 동부 해안 도시들도 단전에 나서야 했다. 전력 부족 사태 여파로 중국의 ‘경제 수도’인 상하이에선 도시의 명물인 와이탄 지역의 야경이 잠시 사라지기도 했다.
가뭄·폭염·전력난 등을 일거에 해결해 준 비지만, 너무 많이 내려 일부 지역에선 수해가 발생하고 있다. 쓰촨성 몐양·광위안 등 일부 지역에 27일 오후부터 강한 비가 내리면서 36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쓰촨성 기상대는 28일 오후 4시부터 일부 지역에 폭우 주의보를 내렸다. 일부 지역에선 50~80㎜, 더 심한 곳에선 150~200㎜의 폭우가 예상된다. 쓰촨성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민 4만6000여명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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