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대표에 당선된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임명을 받기 위해 여왕이 머무는 밸모럴성에 6일 방문해 여왕과 만나고 있다. 비비시 화면 갈무리
보수당 대표에 당선된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나 임명을 받고 공식 총리 업무를 시작했다.
6일(현지시각) 낮 리즈 트러스 새 영국 총리는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난 뒤 총리직에 정식 임명됐다고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여왕의 관저인 런던 버킹엄궁은 이날 성명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오늘 트러스 대표를 접견하고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트러스 대표는 여왕의 제안을 받아들여 여왕의 손에 입을 맞추고, 영국 총리이자 재무 총 책임자로 임명된 것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여왕은 이날 새 총리 임명을 위해 보수당 대표로 당선된 리즈 트러스 대표와 퇴임하는 보리스 존슨 총리를 밸모럴성으로 직접 초대했다. 트러스 신임 총리가 여왕을 만나기 전 보리스 존슨 전 총리 또한 여왕을 만나 퇴임을 승인받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여왕의 임명을 받고 영국 총리직에 공식 취임한 리즈 트러스 총리는 이날 오후 다우닝가에서 취임 연설을 할 예정이다.
영국의 신임 총리가 되기 위해 보수당 대표로 선출된 뒤 여왕의 승인을 받는 이 절차는 그 동안 런던 버킹엄궁에서 이뤄졌지만, 이번엔 고령인 여왕이 매해 여름휴가를 보내는 곳으로 이임·신임 총리가 각자 군용기를 타고 직접 방문했다. 밸모럴성에서 신임 총리의 임명이 이뤄진 것은 1885년 이후 처음이라고 방송은 말했다.
퇴임하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퇴임 승인을 위해 밸모럴성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을 만나러 가기 전 6일 런던 다우닝가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리즈 트러스 새 영국 총리는 총리가 된 뒤 첫 공식 업무로 7일 에너지 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새 총리는 약 18개월 동안 가계 에너지 요금 동결하는 내용이 담긴 에너지 완화 패키지를 검토 중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한편,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여왕이 머무는 밸모럴성으로 떠나기 전 이날 아침 런던 다우닝가에서 이임식을 갖고 “나는 후임자 리즈 트러스 총리와 새 정부 모든 구성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전 총리는 약 7분간 이어진 이임식 연설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다. 러시아가 일으킨 잔혹한 전쟁으로 심각해진 에너지 위기에 리즈 트러스 총리와 우리 보수당은 슬기롭게 헤쳐갈 것으로 생각한다. 보수당 동료들과 나는 새 총리 뒤에 항상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총리에서 물러나지만 보수당 평의원직을 유지하며 강연 등의 활동으로 정치적 활동을 계속할 것으로 영국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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