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3일 이란 아라크 중수로에서 기술자와 언론 등의 현장 방문이 진행되고 있다. 아라크/AP 연합뉴스
이란의 농축 우라늄 보유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과 진행 중인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는 소식도 나오는 등 이란 핵 문제 해결이 한 발짝 더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과 <아에프페>(AFP) 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연례 보고서에서 이란의 농축 우라늄 보유량이 5월 말 파악했던 것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란이 보유한 순도 60% 농축우라늄 추정치는 5월 말 기준 43.4kg에서 55.6kg으로 12.2kg 증가했다. 이는 무기가 될 수 있는 핵폭탄 하나를 만들기에 충분한 분량으로 알려졌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순도와 무관한 전체 농축 우라늄 보유량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부인하고 있지만 농축 우라늄 보유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핵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고위 외교관은 <로이터> 에 “이란은 이제 원한다면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원료를 생산하는 데 3∼4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우라늄 농축 허용 순도를 3.67%로 제한했던 핵 협정을 고려하면 (이란의 농축우라늄 보유량이) 중요한 문턱을 넘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란과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은 지난 2015년 이란이 핵 개발을 동결·축소하는 대가로 서방은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 등을 담은 합의를 했다. 하지만,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 2018년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해 문제가 복잡해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말부터 재개된 협상은 지난달만 해도 순항하는 듯했지만 최근 다시 난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이스라엘 언론인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란 핵 합의가 당분간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자신들의 자매지 <지만 이스라엘>을 인용해 “이란과 서방의 핵 합의가 가까운 시일 내에는 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내용이 최근 미국을 통해 이스라엘에 전해졌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5일 조셉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최근 미국과 이란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새로운 합의를 위한 노력이 위험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날 북한의 핵 상황을 다룬 보고서도 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의 핵 활동이 계속해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원심분리기 농축시설 확대 등 기타 시설을 계속 가동하면서 핵실험을 재개하는 것은 심각한 골칫거리”라고 전했다. 이어 “북한의 지속적 활동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