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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국 에너지업계 “올겨울 유럽 위기에서 구할 길 없다”

등록 2022-09-15 13:42수정 2022-09-15 15:24

셰일 업계 등 석유·가스 증산에 한계
생산성 떨어지고 신규 투자도 중단
유럽, 에너지 절감안 내놓는 등 안간힘
미국 에너지 업계가 올겨울 유럽을 에너지 위기에서 구할 만큼 생산을 충분히 늘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에 있는 셰일 오일 생산 시설에서 잉여 가스를 태우고 있다. 퍼미안 분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에너지 업계가 올겨울 유럽을 에너지 위기에서 구할 만큼 생산을 충분히 늘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에 있는 셰일 오일 생산 시설에서 잉여 가스를 태우고 있다. 퍼미안 분지/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수단으로 미국산 가스 수입을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 에너지 업계가 올겨울 유럽에 충분한 가스와 석유를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이 14일(현지시각) 회원국의 전력 사용을 10%까지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에너지 절감 대책 마련에 애를 쓰고 있지만, 올겨울 위기를 극복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셰일 업계 경영자들이 올겨울 유럽을 에너지 위기에서 구할 만큼 빠르게 가스와 석유 생산을 늘리기 어렵다고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국 셰일 업계의 주요 투자자인 ‘퀀텀 에너지 파트너스’의 윌 밴로 대표는 “미국이 더 많은 에너지를 퍼 올릴 수 없을 것 같다”며 “(유럽에 대한) ‘긴급 구제’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가스 쪽도, 석유 쪽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석유 업계와 액화천연가스(LNG) 업계는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에너지 수출을 줄이면서 가격이 폭등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지만, 최근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추가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업계의 유전당 생산량은 지난해 최고 하루 2500배럴 이상까지 늘었으나 최근 1000~2000배럴 이하로 급격하게 떨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석유 생산량이 정부의 예상치보다 하루 100만배럴 정도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주요 석유 기업 ‘파이어니어 자연자원’의 스콧 셰필드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유전의 굴착 시설을 추가하지 않고 있고 다른 업체들도 사정이 같다”며 미국 셰일 업계의 생산량이 급격하게 느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겨울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이날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제재가 본격 시행되면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20%가량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발표 이후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가격이 1%가량 상승했다.

유럽의 가스 도입 현황을 추적하고 있는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헐의 자료를 보면 지난주 유럽의 가스 수입량은 역대 최저에 가까운 65억7500만㎥까지 줄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보다 11% 적은 것인데,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가동을 중단하는 등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더욱 줄인 여파로 보인다. 미국 등에서 선박을 통해 들여오는 액화천연가스의 수입량은 28억2200만㎥으로 역대 최고치를 한참 넘어섰지만, 지난 4월 말의 일주일 수입량 38억8120만㎥에 비해서는 28% 적었다.

다만, 유럽의 가스 비축량은 꾸준히 늘어 지난주까지 897억6300만㎥에 이른 것으로 브뤼헬은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의 비축량보다 22% 많은 것이며, 지난해 겨울 최고치보다도 7.8% 많다. 주요국 가운데 프랑스는 최대 비축 가능 물량의 94%를 이미 확보했고, 독일(88%)과 이탈리아(86%)도 비축 시설 용량의 80% 이상을 채웠다.

한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날 전기 사용량을 전체적으로 10% 줄이고 사용량이 급등하는 시기에는 5% 줄이는 방안을 회원국들에게 제시했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이미 가스 사용량을 2023년 봄까지 15% 줄이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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