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트스트림1의 가스관에서 발생한 손상으로 누출되는 천연가스가 만들어내는 인근 해역의 거품 현상. 스웨덴 해안경비대 제공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2이 최근 ‘파괴 공작’으로 보이는 움직임으로 인해 크게 손상을 입은 것과 관련해 독일 쪽 전문가들이 ‘영원히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은 29일 자국 안보기관들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이 지난 27일 확인된 손상으로 “영구히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가스관에서 모든 가스가 방출되고 바닷물로 채워져 부식이 시작되면, 복구가 점점 힘들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손상에 의해 배관이 막히는 현상으로 복구 작업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될 전망이다.
독일 <슈피겔>에 따르면, 독일 안보기관들은 가스관 손상이 티엔티(TNT) 500㎏에 해당하는 고성능 폭탄이 터지며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가스관이 큰 손상을 입었다는 의미이다. 애초 26일엔 가스관 세곳이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27일엔 한곳이 더 늘었다. 네번째 손상된 곳에선 가스가 맹렬히 분출되어 바다 표면에 직경 900m의 거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스웨덴 언론들이 보도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사고 해역이 미국 정보기관들의 “완전한 통제 하에 있는” 영역이라며 “그 사건은 덴마크와 스웨덴의 통상경제지대에서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미국 등이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에 맞서 서구 당국에선 러시아의 소행일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시엔엔>(CNN)은 유럽의 안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가스관이 파괴된 26~27일에 사고 해역에서 러시아 해군 지원 선박들이 관측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선박들이 이번 폭발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