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마친 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장에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등 새 최고지도부와 함께 들어오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23일 공개된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인 ‘시자쥔’(習家軍)들로 채워졌다. 상무위원들은 이날 당 총서기직 3연임을 확정한 시 주석과 함께 앞으로 5년 동안 당과 중국을 이끌어나간다. 이들은 당내 권력 서열 순서에 따라 이날 무대에 등장했으며, 이에 따라 앞으로 보직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새 상무위원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시 주석이 2002~2012년 저장성·상하이시 당서기를 맡을 때 그를 보좌했던 이들, 둘째는 최고지도자가 된 뒤인 2012년부터 시 주석의 통치 철학이나 부패와의 싸움 등 핵심 영역에서 손발을 맞춰온 이들이다. 모두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며, 일찍부터 최고지도부 입성 혹은 잔류가 예상돼왔다.
당 서열별로 보면, 이날 시 주석에 이어 두번째로 들어온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리커창 현 총리의 후임으로 중국의 정부 격인 국무원 총리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리 서기는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에서 성장과 당서기로 재임할 당시 비서실장 격인 저장성 당위원회 판공청 주임을 맡았다. 이후 2017년 상무위원으로 승진하는 1순위 보직으로 통하는 상하이시 당서기가 됐다. 지난 3~6월 상하이시의 코로나 방역 실패로 시 전체가 장기 봉쇄되고 반대 시위가 잇따르면서 그의 정치생명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이를 극복했다. 리 서기의 상무위 입성으로 시 주석의 권력이 매우 막강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그와 동시에 시 주석의 권력이 견제받지 않고 있으며, 민심을 고려하지도 않고 있음을 드러내는 ‘불길한 신호’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 서열 3위로 입장한 자오러지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중국의 의회에 해당하는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 상무위원인 자오러지 서기는 당 서열 6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시 주석의 고향인 산시성 당서기를 거쳤고, 시 주석 2기 때 상무위원으로서 당의 감찰과 기율을 총괄하는 중앙기율검사위를 맡아 시 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를 주도하는 등 시 주석의 복심으로 꼽힌다. 1기 때는 당 핵심 보직으로 인사를 총괄하는 중앙조직부 부장을 맡았다.
네번째로 입장한 왕후닝 당 중앙서기처 서기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왕 서기는 시 주석의 ‘중국몽’(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담론을 만들어낸 책사이자 중국공산당 최고 이론가로 꼽힌다. 2017년 상무위원이 되기 전까지 15년 동안 당 싱크탱크인 중앙정책연구실을 이끌었다. 시 주석이 2012년 내세운 ‘중국몽’ 외에도 장쩌민 전 주석의 ‘3개 대표 사상’과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과학발전관’의 이론 체계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서열 5위로 입장한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는 당 중앙서기처 서기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근무하면서 시 주석과 인연을 맺었고, 시 주석 집권 뒤 저장성 부성장에 이어 2017년 베이징시 당서기를 맡는 등 고속 승진했다.
여섯번째로 나온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은 국무원 상무부총리에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시 주석 집권 2기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시 주석의 비서실장 역할을 맡아 시 주석의 ‘그림자’로 불린다. 2007년부터 시 주석이 상하이시 당서기를 맡을 때 상하이시 당위원회 상무위원을 맡아 그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
당 서열 7위로 입장한 리시 광둥성 당서기는 당 최고 반부패 감시기구인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맡는다. 리 서기는 시 주석과 직접 같이 근무한 경험은 없지만,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 전 부총리의 동료인 리쯔치 전 간쑤성 당서기의 비서를 지낸 경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넓은 의미의 시자쥔으로 분류된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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