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개최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서 사우디, 쿠웨이트 등 중동국가들은 별도로 ‘중동 녹색 이니셔티브’ 정상회담을 열었다. AFP 연합뉴스
중동 국가들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천하겠다고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10년간 25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7일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 모인 중동 지도자들은 사우디의 주도로 별도의 중동 기후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중동 지역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발족한 ‘중동 녹색 이티셔티브’ 회담을 소집한 것인데, 빈 살만 왕세자는 이 자리에서 중동 지역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앞으로 10년간 25억 달러(약 3조50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중동 지역에 나무 500억 그루를 심어 2억 헥타르(㏊)의 녹지를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 자리에서 “사우디는 국부 펀드를 통해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화를 달성할 것”이라며 “사우디는 2030년까지 전력의 50%를 재생 에너지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최대의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기후 정상회담을 주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의존국’이라는 자국의 수식어에 반기를 들며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길 희망하고 있다고 평했다. 사우디는 전 세계가 당분간 필요할 수밖에 없는 석유 생산을 계속하면서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조처를 이행하는 것이 상호 모순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7일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개최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서 사우디, 쿠웨이트 등 중동국가들은 별도로 ‘중동 녹색 이니셔티브’ 정상회담을 열었다. AFP 연합뉴스
또다른 석유 수출국 쿠웨이트도 이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에 도달할 것을 약속했다. 살렘 알 사바 쿠웨이트 외무장관은 이날 회담 뒤 국영 <쿠나>(KUNA) 통신에 “쿠웨이트는 2050년까지 석유, 가스 부문에서 탄소 중립을 지키기로 약속했다”면서 “탄소 중립에 도달하는 것은 우리가 지킬 확고하고 진지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중동에서 쿠웨이트와 이라크 등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더운 나라가 됐으며, 기온 상승과 사막화로 인한 끔찍한 결과를 마주해야 할 상황에 직면해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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