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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100여 년만에 최대 규모 파업…영국 정부 “군 동원 검토”

등록 2022-12-05 11:41수정 2022-12-05 11:48

지난 1월 영국 런던의 한 병원 앞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 1월 영국 런던의 한 병원 앞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경기 불황을 겪는 영국에서 간호사와 구급대원, 철도와 배달 노동자 등 공공부문 필수 인력들이 대규모 파업을 앞두자 정부가 파업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군을 동원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각) 나딤 자하위 영국 보수당 의장은 영국 방송 <스카이 뉴스> 토크 쇼에 출연해 공공부문 파업 공백을 막기 위해 군인을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자하위 의장은 “우리는 파업으로 인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불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군대의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로서는 비상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옳고 책임 있는 자세”라며 “우리가 노조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지금은 파업할 때가 아니라 협상을 할 때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가 물가 인상률을 뛰어넘는 임금 인상을 원한다면 오랜 기간 인플레이션이 공고해지고 취약 계층을 힘들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리시 수낵 내각은 성명을 통해 공항과 항구의 국경 보안군을 비롯해 약 2000명의 군인과 공무원들이 파업 발생을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엔 600명의 무장 병력도 포함돼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는 언론에 “군대를 배치하는 것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파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정부가 이용 가능한 선택지의 일부”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낵 정부가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 간 1980년대 벌어진 광부 파업 이후 가장 대규모 파업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부 언론들은 정부의 군 투입 발표에 대해 “앞으로 군화를 신은 구급차 운전기사를 만나게 될 것”이라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영국은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1.1%에 이르는 등 41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생계비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이 의료, 교통, 배달, 교육 등 공공 부문 전반에 걸쳐 대규모 연말 파업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지난달 말 국민보건서비스(NHS) 간호사·구급대원들은 106년 만에 최대 규모의 파업을 선언했다. 조합원 8만명 규모의 영국 최대 운송 노조 아르엠티(RMT)는 11월부터 3개월에 걸쳐 총 4번의 48시간 파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체국 노동자를 대표하는 통신노조(CWU)는 배달 수요가 몰리는 성탄절 기간이 포함된 이달 추가 파업을 발표했다. 영국 150개 대학에서 지난달 말 7만명 이상의 대학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대학 노조는 이번 파업이 영국 고등교육 역사상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간호사 30만명 대규모 파업을 이끌고 있는 팻 컬렌 왕립간호대학(RCN) 총장은 <스카이뉴스>에 “간호사들은 음식을 구매할 여력이 없고 올 겨울 최악의 에너지 위기를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생활비 위기 그 이상이다. 10년간 방치돼 온 국민보건서비스에 대한 지원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간호사들의 노동이 저평가되고 있으며 환자들이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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