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증오 메시지 전파한 ‘페북’ 2조원 배상하라”…내전 피해자 소송

등록 2022-12-15 14:10수정 2022-12-15 14:19

메타에게 티그레이 내전 증오 메시지 전파 책임 물어
엠네스티 “유해 사업모델에 책임 묻는 중대 조처”
페이스북이 에티오피아 티그레이 내전에서 증오 및 폭력적인 메시지 방치로 피해자를 양산했다면 16억달러 소송을 제기한 원고 쪽의 변호사인 머시 무테미(가운데)가 메타에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페이스북이 에티오피아 티그레이 내전에서 증오 및 폭력적인 메시지 방치로 피해자를 양산했다면 16억달러 소송을 제기한 원고 쪽의 변호사인 머시 무테미(가운데)가 메타에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페이스북이 에티오피아 티그레이 내전에서 증오를 선동하는 메시지를 전파했다며 거액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에 직면하게 됐다. 전 세계에서 증오 메시지나 가짜 뉴스가 확산되는데 대해 소셜미디어의 책임을 묻는 소송이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14일 티그레이 내전을 악화시키는 게시글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희생자의 유가족들을 포함한 원고들이 페이스북을 운용하는 메타에 16억달러(약 2조843억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담당하는 메타 법인이 자리한 케냐 법원에 접수했다고 전했다. 원고들은 페이스북의 추천 시스템이 티그레이 내전에서 증오와 폭력을 선동하는 게시글을 더 자주 노출해 피해를 키웠다며 증오 게시글 피해자를 위한 기금을 만들기 위해 메타가 거액의 손해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피오피아 북부 티그레이주에서는 지난 11월 초 휴전이 성립되기까지 2년 동안 분리 독립을 하려는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내전이 이어져 왔다.

이번 소송에 원고 중의 한명으로 참여한 티그레이 주민은 학자였던 아버지가 2021년 11월 인종주의적 메시지의 표적이 되어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디언>에 “페이스북이 증오를 전파하는 것을 중단하고 게시글을 적절히 순화시켰다면 아버지는 살아있을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내 가족의 고통을 다시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페이스북의 이익을 위해 상처받는 수백만명의 동료 아프리카인을 위한 정의와 나의 아버지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비영리 독립뉴스단체인 <탐사저널리즘>(TBIJ)이 지난 2월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저버>에 보도한 내용을 보면, 티그레이의 한 인플루언서는 티그레이 반군 지지자 지역의 ‘청소’를 촉구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글은 무려 4개월이나 방치됐다. 지난해 12월에 납치된 티그레이의 한 보석상은 이런 게시들로 인해 티그레이주의 남쪽에 자리란 암하라주 곤다르에 있던 많은 티그레이 주민들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 소송을 지원하는 7개 단체 중의 하나인 앰네스티의 이 지역 부소장인 플라비아 음왕고뱌는 “페이스북 내에서 위험한 콘텐츠를 전파하는 게 메타의 이익 추구의 핵심에 있다”며 “이번 조처는 메타에게 그 유해한 사업모델에 책임지도록 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벤 월터스 페이스북 대변인은 아직 소장을 접수하지 않아 논평할 수 없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밝혔다. 그는 “우리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무엇이 허용되고 안 되는지에 대한 엄격한 규칙을 갖고 있다. 증오 연설과 폭력 선동은 이런 규칙에 반하고 우리는 이런 내용을 찾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조건과 기술들에 큰 투자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오 메시지 확산에 대한 소셜미디어의 책임을 묻는 소송은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017년 7~8월 이뤄진 미얀마의 로힝야족 학살 사태와 관련해 페이스북이 증오 메시지를 전파했다며 메타에게 무려 1500억파운드(약 241조 7400억원)를 요구하는 소송이 지난해 12월 영국·미국 법원에서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은 지난 2018년 로힝야족 학살과 관련해 자신들의 대응이 폭력과 증오 선동을 막는데 충분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당시 이 회사의 독립적인 보고서는 “페이스북이 증오를 전파해 해를 끼치려는 사람들의 수단이 됐고, 게시글들이 폭력으로 연결됐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임기 한 달 남기고 말 바꾼 바이든…‘탈세·불법총기 소지’ 아들 사면 1.

임기 한 달 남기고 말 바꾼 바이든…‘탈세·불법총기 소지’ 아들 사면

고속도로 운전 중 다리에 뱀이 스멀스멀…기겁한 운전자 대응은 2.

고속도로 운전 중 다리에 뱀이 스멀스멀…기겁한 운전자 대응은

우크라이나에 핵무기 반환?…미 백악관 “고려 대상 아니다” 3.

우크라이나에 핵무기 반환?…미 백악관 “고려 대상 아니다”

“엄포지!”…트럼프 “달러 버리면 100% 관세” 발언에 공화당 ‘협상용’ 분석 4.

“엄포지!”…트럼프 “달러 버리면 100% 관세” 발언에 공화당 ‘협상용’ 분석

젤렌스키 ‘북한군 사망…최전선 더 투입돼 총알받이 될 것’ 5.

젤렌스키 ‘북한군 사망…최전선 더 투입돼 총알받이 될 것’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