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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협상이냐 무력이냐…‘이란 핵’ 갈림길

등록 2006-03-08 19:07

9면
9면
미국 ‘무력 사용’ 시사…정권교체도 언급
중재국 러시아도 미국쪽으로…위기 고조
미국이 이란 핵문제에 ‘무력사용’을 시사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고위관리들의 이란에 대한 발언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7일 친이스라엘 로비단체인 미-이스라엘공무위원회(AIPAC) 연설에서 “이란 정부가 현재 노선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국제사회가 ‘의미있는 결과’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란 정권의 무책임한 행위에 대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압박했다. 군사공격이란 단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의 공격 위협으로 해석된다. 그는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의 광신적 정권을 제거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정권교체론까지 언급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을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와 러시아, 중국 등을 설득하고 있는 중이다. 막판 중재안을 들고 나왔던 러시아도 결국 미국에 기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합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이란이 자국 영토 안에서 어떤 형태로든 핵연료 농축을 시도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지난주 말 러시아와 이란의 막바지 협상에서 대규모 우라늄 농축은 러시아에서 하되, 이란이 자국내에서 ‘연구용 소규모 농축’을 할 수 있게 한다는 타협안이 제시됐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는 당장 이란 문제를 안보리에 상정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새 제안을 검토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여겨 거부했다고 분석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핵 문제 외에도 이란의 테러지원과 국민들에 대한 억압을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은 유엔 안보리가 이란 핵프로그램에 대한 비난수위를 점차 높여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유럽연합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7~9년 동안 중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2년 유예안’을 제시해 협상 여지가 별로 없는 상태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이란군의 이라크 침투설을 들고 나왔다. 럼스펠드 장관은 7일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이란이 혁명수비대의 알쿠즈 사단 요원들을 이라크에 침투시켜 소요를 부추기고 있다며 이란은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달승 한국외대 이란어과 교수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란에 대한 공격은 무리라는 분석이 강했지만 최근 미국 강경파를 중심으로 이란에 대한 무력공격 시나리오가 훨씬 비중있게 언급되고 있고, 이란 내 반응에도 불안감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비난 수위를 점점 높여가다 결국 침공한 것처럼 이란에 대해서도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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