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국 베이징의 한 지하철 역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세계 1위를 자랑하던 중국의 인구가 처음 구조적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 인구 증가세가 꺾이며, 장기적인 성장 여력이 떨어지는 등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유엔은 여전히 인구가 늘고 있는 인도가 올해 중국을 제치고 인구 1위국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17일 오전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인구가 14억1175만명으로, 2021년 말 기준 14억1260만명보다 85만명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는 1000만명대가 꺾여 956만명을 기록했고, 1041만명이 숨졌다. 중국에서 한해 신생아 수가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중국 국가통계국 누리집에 관련 통계가 기록되기 시작한 1978년 이래 처음이다.
중국의 인구가 줄어든 것은 61년 만이다. 중국은 대약진 운동으로 인한 대기근에 1961년 일시적으로 인구가 348만명 줄어든 바 있다. 이후엔 꾸준히 인구가 늘어왔다.
캉이 중국 국가통계국 국장은 “인구 감소는 경제와 사회가 일정 수준 발전하면서 생기는 결과”라며 “많은 나라도 이런 전철을 밟았다”고 말했다고 중국 매체 <펑파이>가 전했다. 그는 출생 인구가 줄어든 원인으로 △부모들의 양육 의사 저하 △가임기 여성 인구의 감소 △결혼과 출산 유예 등을 꼽았다.
중국이 곧 인구 감소세로 돌아설 것임은 일찍부터 예고돼왔다. 중국은 급격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1979년 ‘한자녀 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인구 성장세가 예상보다 빨리 꺾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응석받이로 자란 아이들을 뜻하는 ‘샤오황디’(소황제) 문제가 불거지며 이 제도를 완화·폐지했다. 2021년 8월부터는 1부부당 3자녀 출산까지 허용했다.
그럼에도 신생아 수의 급격한 감소를 막지 못했다. 2017년 중국의 신생아 수는 1723만명이었지만, 2019년 1465만명, 2022년 956만명으로 5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었다. 사망자 수는 2017~2020년엔 986만~998만명으로 진폭이 크지 않았지만, 2021년(1014만명)과 2022년(1041만명)엔 1000만명을 넘는 등 큰 폭으로 늘었다. 일부 외국 매체는 이에 대해 코로나19의 여파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에 따라 중국 인구의 노령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말 기준 16~59살 노동연령 인구는 8억7556만명(62.0%), 60살 이상 노령 인구는 2억8004만명(19.8%)이라고 밝혔다. 노령 인구는 불과 1년 만에 1300만명(노령화율 0.9%포인트 상승)이나 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체 분석을 거쳐 중국 노동인구가 앞으로 10년 동안 9%(6700만명) 줄어들 것이라 예측했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중국이 차지했던 세계 1위 인구 국가가 올해 인도로 바뀌게 된다. 유엔은 지난해 7월 발표한 ‘세계인구추계 2022’에서 올해 인도 인구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 예측했다. 1일 현재 인도 인구는 14억2203만명으로 이미 중국 인구를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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