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권력 2위’ 푹 주석 돌연 사임…부하 직원 비리 연루 책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17일 돌연 사의를 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8일 타이 방콕에서 치러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베트남의 권력 서열 2위인 응우옌쑤언푹(68) 국가주석이 갑자기 사의를 표했다. 대표적 ‘친한파’로 분류되는 푹 주석은 최근 베트남 고위 공직자들이 부정부패에 휘말려 대거 사임한 것에 책임을 지고 직을 내려놨다.

17일 국영 <베트남통신>(VNA)에 따르면,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푹 주석은 당과 국민들 앞에서 자신의 책임을 통감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푹 주석 의견과 당 규정에 의해 그의 사임 의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의회가 이번 주 임시표결을 통해 그의 사임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서 국가주석이 갑자기 사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베트남 4명의 부총리 중 푹 주석의 지휘하에 있는 부총리 2명이 동시에 경질됐다. 결국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푹 주석이 직에서 물러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먼저 사퇴한 부총리 2명은 최근 베트남에서 대대적으로 추진되는 ‘부패와의 전쟁’에서 부정부패에 연루돼 물러났다.

2021년 4월 국가주석이 된 푹 주석은 베트남 남중부 꽝남성 출신으로 지역 인민위원장을 거쳐 총리실 장관, 부총리 그리고 2016년 총리직에 올랐다. 푹 주석은 한국 기업에게 ‘친한파’로 평가받으며 베트남과 한국 사이 우호적 관계를 이끄는 데 기여했다. 그는 지난달 4일부터 6일 한국을 국빈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베트남은 공직 사회의 부패 척결을 위해 국가적 노력을 하고 있다. 베트남 공산당은 지난해 6월 말 현재까지 부패, 권한 남용, 횡령 등 3대 경제범죄로 지난 10년간 1만6699건을 적발했고, 약 3만300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미향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