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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네덜란드·일본도 중국에 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 동참

등록 2023-01-29 13:15수정 2023-01-29 13:58

지난해 단독 제재 결정한 미국 요구 수용
ASML·니콘 등 주요 장비업체 대상될 듯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인 네덜란드의 에이에스엠엘(ASML) 직원들이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노광 장비를 조립하고 있다.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에 동참하기로 함에 따라 이 회사의 장비 수출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펠트호번/로이터 연합뉴스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인 네덜란드의 에이에스엠엘(ASML) 직원들이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노광 장비를 조립하고 있다.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에 동참하기로 함에 따라 이 회사의 장비 수출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펠트호번/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으로부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압박을 받아온 네덜란드와 일본이 결국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장비 업체인 에이에스엠엘(ASML)는 제재 대상에 실리콘 표면에 회로를 새겨 넣는 장비인 ‘노광 장비’ 등 여러 첨단 반도체 기술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향후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까지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7일(현지시각)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협상을 벌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 협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같은 날 보도에서 세 나라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견제를 강화해온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수 있는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의 수출 통제 강화조처를 발표했다. 이어,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독자 기술로 세계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과시하는 네덜란드와 일본에도 제재 동참을 요구해왔다.

통신은 백악관이 즉각적인 논평을 피했고 네덜란드 무역부 대변인도 논평을 거부했다며, 세 나라가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구체적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네덜란드와 일본이 법률·행정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는 데까지는 몇개월이 걸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로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 에이에스엠엘이 현재 반도체 생산에 가장 널리 쓰이는 노광 장비인 심자외선(DUV) 장비 일부를 중국에 수출하는데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앞서 2019년 세계에서 이 회사만 생산하고 있는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극자외선 노광 장비는 10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미터) 미만의 초정밀 반도체 생산에 꼭 필요한 장비다. 또 일본의 주요 장비 업체인 니콘과 도쿄 일렉트론의 여러 제품도 대중 수출이 금지될 전망이다. 두나라 업체들은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과 함께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에이에스엠엘은 28일 성명을 내어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논의가 상당히 광범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우리가 이해하는 한, 정부간 논의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논의 대상은 노광 기술을 포함한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이라고 밝혔다. 또 “제재 시행에 앞서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하고 법적인 절차도 필요하다”며 실제 제재까지 상당한 기한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올해 자사의 경영 전망에는 이 조처가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에 본부를 둔 기술 분석 업체 옴디아의 분석가 미나미카와 아키라는 일본 기업들이 첨단 장비로 분류되지 않는 제품들은 중국에 계속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재 조처에 기술자 파견 금지까지 포함되는 것은 일본 기업들은 물론 정부도 반대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9일 일본반도체제조장치협회의 자료를 인용해 2021년 반도체 제조장치 해외 수출 물량(2조9705억엔) 가운데 3분의 1이 중국(9924억엔)을 향한 것이었다며 규제 도입으로 기업 실적에 영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주 반도체 기술 수출 규제에 대한 관심이 네덜란드·일본·미국·중국 문제에 집중되고 있지만, 실제 논의는 이보다 훨씬 폭넓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서방의 첨단 반도체가 몇몇 나라의 무기에 쓰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미국의 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 압박이 한국 등 다른 나라들에도 가해질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기섭 선임기자, 도쿄/김소연 특파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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