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공을 둘러싸고 미국과 힘겨루기를 했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초점을 맞춰 대서양 양안의 관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자고 전격 제안해 미국과 독일 사이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슈뢰더 총리는 지난 12일 뮌헨에서 열린 나토 연례안보회의에서 페터 슈트룩 국방장관이 대독한 연설문에서 나토는 “더는 대서양 양안의 동반국들이 전략을 논의하고 조정하는 제1의 장이 아니다”며, 이를 개혁할 전직 정부 수반과 외무장관으로 구성된 고위급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대서양 양안의 협력환경이 변했으며, 수십년간 양안협력의 주축이 돼온 미국과 독일의 책임도 변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독일 관리들은 “나토에는 정치적인 토론이 없다. 이란과 중국 문제 등 유럽과 미국이 이견을 논의할 장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나토는 그런 종류의 개혁을 할 수 있으며, 대서양 양안의 문제를 논의할 장소는 분명히 나토”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슈뢰더 총리의 제안이 럼스펠드 장관과 야프 데 후프 셰퍼 나토 사무총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며 오는 23일 조지 부시 대통령의 독일 방문에서도 현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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