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독일 베를린 사무소 앞에 이 회사의 로고 장식물이 설치되어 있다. 베를린/AFP 연합뉴스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공지능 챗봇 챗지피티(ChatGPT)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이 8일(현지시각) 자사의 인공지능 챗봇 공개 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틀린 답변을 제시하는 등 기능에 대한 실망감이 퍼지며 주가가 폭락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주가가 전날보다 7% 이상 폭락했다고 <마켓워치> 등이 전했다. 알파벳A주는 7.68%, 알파벳C주는 7.44% 하락했다. 두 주식의 가격은 한 때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로이터> 통신은 구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챗봇 ‘바드’의 홍보 영상에서 이 챗봇이 부정확한 정보를 제시하는 모습이 나타나며 주가 폭락을 부추겼다고 전했다. 이 동영상에서 바드는 미국항공우주국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 대한 질문에 “태양계 밖의 행성 촬영에 처음 사용됐다”고 답했다. 이는 잘못된 답변이며 태양계 밖 행성을 처음 촬영한 우주망원경은 유럽남부관측소의 망원경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이 챗봇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날 챗지피티를 자사의 검색 서비스에 도입하자, 구글이 맞대응하기 위해 공개한 것이다. 구글은 이 홍보 영상 공개 이후 바드의 기능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으나,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구글은 이 챗봇을 몇주 안으로 자사의 검색 서비스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금융 정보 서비스업체 ‘디에이(D.A.) 데이비드슨’의 선임 소프트웨어 분석가 질 루리아는 “구글은 지난 몇년 동안 인공지능 혁신의 선두에 있었지만, 인공지능을 검색에 이식하는 것은 늑장을 부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은 최근 몇주 동안 검색 분야에서 뒤처진 상황을 만회하려고 애썼다”며 “서두르다가 잘못된 답변을 제시하는 시범 영상을 올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글 대변인은 “이번 일은 엄격한 검사 과정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바드가 수준 높고 안전하며 현실 세계 정보에 기반한 반응을 내놓을 수 있도록 내부 시험 결과와 외부의 의견을 한 데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 이어 중국의 바이두도 인공지능 챗봇을 다음달 발표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세계 정보기술 업계는 인공지능 검색 서비스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처음 공개된 챗지피티가 2달여 만에 사용자가 1억명을 넘어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촉발한 경쟁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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