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5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업무 보고를 낭독하고 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중계 화면
‘시진핑 3기’가 공식 출범하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5일 개막했다. 이날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했고, 국방예산은 전년보다 7.2% 늘리기로 했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인대의 정부 업무 보고에서 2023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이 목표는 1994년 경제 성장 목표치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시장 예상치인 5~6%에서도 낮은 편에 속한다.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등 영향으로 애초 목표치인 ‘5.5% 안팎’에 훨씬 못 미치는 3.0%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는데, 올해도 세계 및 중국 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다소 보수적인 목표치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재정부도 이날 전인대에 보고한 올해 예산안에서 국방비 지출을 전년 대비 7.2% 늘어난 1조5537억 위안(약 293조원)으로 보고했다.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은 3년 연속 증가해 왔다.
앞서 중국은 전날인 4일 국정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개막하는 등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 들어갔다. 양회는 매년 3월께 중국에서 열리는 정협과 국회에 해당하는 전인대 등 두 개의 큰 정치행사를 일컫는다. 올해 양회는 13일까지 열흘 동안 진행된다.
특히 이번 전인대에서는 향후 5년 동안 중국을 이끌 ‘시진핑 3기’의 인적-조직적 체제가 완성된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총서기직 3연임을 확정한 시진핑 주석이 국가주석직 3연임을 확정 짓고 시 주석 측근들이 국무원 총리와 부총리, 국무위원과 각 부처 수장, 인민은행 등 정부 핵심 분야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공안과 국가안보, 금융 등 국가 주요 분야의 당과 정부 간 조직 정비도 진행되는 등 당이 정부를 압도하는 이른바 ‘당강정약’ 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 셋째 날인 7일에는 친강 외교부장(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중국 외교기조를 밝힌다. 미·중 갈등 심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미국과는 각을 세우면서도 유럽에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인대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전인대 폐회식 직후 신임 총리가 내외신 기자회견을 연다. 지난해 당 서열 2위가 된,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창 공산당 상무위원이 리커창 총리에 이은 새 총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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