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오른쪽)가 7일 앙카라에서 열린 단체 연설을 하기 전 의자에 앉아 있다. AFP 연합뉴스
튀르키예 ‘야권 6자 연합’이 20년째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맞서기 위해 단일 후보를 냈지만, 친쿠르드족 성향의 정당을 포용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야권 6자 연합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를 야권 단일 후보로 확정한 뒤, 제2야당이며 친쿠르르족 성향인 인민민주당(HDP)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7일 보도했다. 앞서 하루 전인 6일, 튀르키예 야당 6곳이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를 오는 5월14일 열릴 대선의 야권 단일 후보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밋하트 산자르 인민민주당 대표는 6일 <하베르튀르크> 방송에서 “우리는 강한 민주주의로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동의한다면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를 단일 후보로 지지할 것”이라며 조건을 달아 지지 의사를 밝혔다.
현재 튀르키예 헌법재판소는 인민민주당이 쿠르드족 무장세력과 연계됐다는 의혹을 심리 중이다. 야권 6자 연합이 친쿠르드족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민민주당을 포용하면, 쿠르드족에 적대적인 튀르키예 민족주의 유권자들의 표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야권 6자 연합은 튀르키예 유권자의 약 15%를 차지하는 쿠르드족 표를 확보해야 하지만, 튀르키예 민족주의 유권자 표도 잃어선 안 되는 상황이다. 쿠르드족은 서남아시아에서 네번째로 많은 인구를 가진 민족으로, 독립된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지만 독립 국가는 없으며, 튀르키예, 이라크, 이란 등에 걸쳐 살고 있다.
야권 6자 연합은 보수와 진보는 물론 모든 세력을 껴안아 2003년부터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항하는 연대를 이루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연합의 주축은 공화인민당과 중도 민족주의 성향의 ‘좋은당’이며, 이들이 나머지 4개 정당을 이끌고 있다.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지난 6일 출마 연설에서 인민민주당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야권의 5개 정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협과 협의를 강조해온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의 다음 행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튀르키예 정치평론가는 <로이터>에 “여기서 클르츠다로을루 후보가 매우 미세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치러야 할 대가가 있을 수도 있다”고 평했다.
관료 출신인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카리스마는 부족하지만 협치를 강조하는 온건한 성향으로, 현 에르도안 대통령의 캐릭터와 대척점에 있다고 평가받는다. <로이터>는 튀르키예 대선이 ‘누가’ 튀르키예를 이끌지가 아니라, ‘어떻게’ 이끌지를 결정하는 주요한 지점이라고 평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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