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부 장관이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중국의 중재로 외교 관계를 회복하기로 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19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고문 모하메드 잠시디는 이날 트위터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이 양국의 외교 관계 복원을 환영하는 서한에서 라이시 대통령을 (사우디 수도) 리야드로 초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라이시 대통령도 사우디의 초대를 환영했다고 전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부 장관은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열고 이 내용을 전하며 “양국 외교장관급 협의를 통해 정상회담 장소로 세 곳을 사우디 쪽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상회담의 정확한 일정과 제안 장소 세 곳은 공개하지 않았다. 사우디 정부는 이란 쪽 발표에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이란과 사우디는 중국 베이징에서 비공개 회담을 열어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두 나라는 9일 만에 정상회담 논의까지 급진전하며 빠른 속도로 관계를 회복하고 있다.
중동의 양대 강국인 이란과 사우디는 2016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며 외교 관계가 끊겼다. 당시 사우디가 이란이 반대하는 자국 반정부 시아파 인사 4명을 테러 혐의로 사형에 처했고, 이로 인해 이란 시위대가 테헤란에 있는 사우디 외교공관을 습격하는 일이 있었다. 이후 사우디는 이란과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고 7년간 긴장 관계가 계속됐다. 이슬람 수니파인 사우디와 시아파인 이란은 예멘에서 대리전 성격의 내전을 9년간 지속했다.
이날 이란은 사우디의 우방국 바레인과의 외교 관계 복원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수니파 국가인 바레인은 2016년 자국 우방 사우디와 함께 이란과 외교를 단절했다. 바레인은 수니파 무슬림이 지배하는 왕국이지만, 다수의 시아파 인구가 살고 있다. 바레인 정부는 이란이 자국 내 시위를 부추긴다며 이란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열흘 전 이란과 사우디의 외교관계 정상화 합의에 환영 입장을 내놨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교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달 전 이란과 바레인의 실무 대표단이 양국의 대사관을 상호 방문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사이 장애물이 제거되고 대사관을 열 수 있는 기초 조처가 이뤄지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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