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화재가 발생해 이민자 3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친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이민자 수용소 앞에 경찰과 구급 대원들이 모여 있다. 시우다드후아레스/AFP 연합뉴스
멕시코의 미국 국경 인근 도시에 있는 이민자 수용소에서 27일 밤(현지시각) 화재가 발생해 적어도 이민자 39명이 숨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멕시코 이민청은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와 인접한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이민자 수용소에서 불이 나 3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화재 당시 수용소에는 중남미 출신자 68명이 있었다고 이민청은 밝혔다. 시우다드후아레스는 미국으로 들어가려는 이민자들이 많이 몰리는 도시다.
화재 발생 몇시간 뒤인 이날 밤 늦게 은색 덮개로 씌운 시신들이 수용소 앞 주차장에 놓여 있는 것이 목격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주변에는 구급차와 구급 대원, 경찰관들이 모여 대기했다. 이번 화재는 최근 기억으로는 멕시코 이민자 수용 시설에서 발생한 최악의 인명 피해 사건이라고 <에이피>는 지적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추방될 것을 알게 된 이민자들이 항의 차원에서 매트리스에 불을 지른 뒤 큰 불로 번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이런 행동이 끔찍한 불행을 초래할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멕시코의 이민자 수용시설에서는 수용자들의 항의와 폭동이 때때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북부 국경 지역인 티후아나의 수용시설에서 베네수엘라인 등이 폭동을 일으켜 경찰과 방위군이 진압에 나섰다. 또, 11월에는 과테말라 국경과 가까운 남부 타파출라의 멕시코 최대 이민자 수용시설에서도 폭동이 발생했다.
미국으로부터 이민자 유입 차단 압박을 받고 있는 멕시코 정부는 몇년 전부터 국경을 넘으려는 이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민청은 이민자 수용시설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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