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재무장관회의,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국제통화기금(IMF)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와 만나 악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연속 네 차례 하향 조정한 국제통화기금(IMF)이 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반도체 업황 악화와 내수 둔화를 꼽았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국장은 13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합동 춘계 총회’의 아시아·태평양 권역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성장률 하향 조처에 대해 “여러 요인 중 하나는 세계 반도체 업황의 주기”라며 “기술적 주기의 침체와 지난해 4분기의 약한 수익률로 인해 성장 모멘텀이 둔화된 것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긴축 정책과 주택시장의 조정세 등을 언급하면서 “이 모든 것이 소비에 영향을 미쳐 내수가 과거보다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올해 하반기에 중국의 수요 증가가 한국 경제에도 다소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올해 세계 경제는 중국이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달려있으며 특히 아시아의 성장률은 중국과 인도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중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해 5.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의 소비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국과 교역을 많이 하는 국가들에 영향이 클 것이라 예상했다. 인도는 올해 5.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은 1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애초 2.9%에서 네 차례 연속 하향해 1.5%로 전망했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권역 전체의 성장률은 지난해 10월보다 0.3%포인트 높은 4.6%로 상향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중국의 봉쇄 해제 영향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올해 세계 성장의 7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 강조했다. 또 세계 경제가 올해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지만, 아시아와 태평양은 여전히 역동적인 지역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 또한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올해 중국은 세계 성장의 약 3분의 1을 기여할 것”이라며 “중국이 1% 더 성장하면 중국과 연결된 경제는 0.3% 더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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