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연방 국가인 남태평양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의 저스틴 트카첸코 외무장관이 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에 딸을 동행한 뒤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하자 결국 사퇴했다.
14일 <로이터><비비시>(BBC) 방송 등을 보면, 지난 12일(현지시각) 트카첸코 외무장관은 제임스 마라페 총리와 논의 후 장관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푸아뉴기니는 지난 6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진행된 찰스 3세 대관식에 30명 규모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대표단 규모가 큰 데다 이들이 숙박·항공료 등에 1인당 5만키나(1만4000달러·약 1900만원)의 수당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파푸아뉴기니 내부에서는 “그 돈을 병원 등 (공공서비스)에 쓰면 좋았을 것” “과도한 지출이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특히 대표단과 동행해 대관식에 참석한 트카첸코의 딸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1등석에 탄다는 것과 함께 명품 쇼핑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올리며 기름을 부었다. 해명에 나선 트카첸코는 호주의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딸을 비난한 이들을 향해 “원시 동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후 해당 발언에 대해서 “단어 선택이 좋지 않았다”며 사과했으나 등 돌린 여론은 돌아오지 않았다.
장관직을 내려놨지만 트카첸코는 “이번 일의 진실이 명확히 알려지고, 잘못된 정보와 거짓말이 정정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