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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서방 제재로 수출 막힌 ‘러시아 금’, 아랍에미리트가 사들였다

등록 2023-05-26 11:11수정 2023-05-26 11:29

지난해 러시아 전체 수출량의 65% 사들여
중국·튀르키예 등 3국, 러시아 금 ‘싹쓸이’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의 금 제련소에서 순도 99.99%의 금괴를 생산하고 있다. 크라스노야르스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의 금 제련소에서 순도 99.99%의 금괴를 생산하고 있다. 크라스노야르스크/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등 서방이 러시아의 금 수출에 제재를 가한 틈을 타서 중동의 아랍에미리트가 러시아 금의 새로운 거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5일(현지시각) 러시아 세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2월24일부터 지난 3월3일까지 아랍에미리트가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금괴가 75.7t(43억달러 어치)으로 2021년 수입량 1.3t의 58배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중국과 튀르키예(터키)도 각각 20t 정도의 금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다. 이들 세 나라의 러시아 금 수입 규모는 러시아 전체 금 수출의 99.8%에 달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금 생산량은 325t 정도로 추정되며, 세관 자료에 따른 총 수출 규모는 116.3t이었다.

지난해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서방은 즉각적으로 러시아 금 수입을 중단하는 제재를 가했다. 세계 귀금속 거래의 중심지인 영국 런던금시장연합회는 3월7일부터 러시아산 금괴 거래를 금지시켰다. 런던 금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괴 중 러시아산의 비중은 2021년 29%에 달했다. 이어 8월 말에는 미국·유럽연합(EU)·스위스·캐나다·일본도 러시아산 금 수입 금지에 동참했다.

러시아 수출업체들은 서방의 제재 이후 아랍에미리트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덕분에 별다른 타격을 보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랍에미리트로 금을 수출하는 업체의 한 관리자는 무역 촉진을 위해 국제 금 시세보다 1% 정도 낮은 가격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는 한해 평균 750t의 금을 수입해 재가공한 뒤 수출하는 주요 귀금속 수출국이다. 이 나라의 금 수입 중 러시아산의 비중은 10% 정도에 그치는 만큼, 앞으로도 러시아 금 수입을 늘릴 여지가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산 금괴가 재가공을 통해 미국이나 유럽으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금 전문가인 루이 마레샬은 “러시아산 금괴를 수입해 지역 내 제련 시설에서 재가공하고 이를 지역 내 금융기관 등이 지원하게 되면 (원산지가 감춰질) 위험이 있다”며 “(서방의) 제재를 준수하려는 최종 소비자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아랍에미리트 등 3개국이 러시아 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제재 규정을 위반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금위원회는 “유엔이 정한 국제 기준을 준수하면서 공개적이고 정직하게 금 거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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