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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중 외교장관 “솔직하고 건설적 대화”…숨겨진 뜻은?

등록 2023-06-19 13:40수정 2023-06-19 13:48

‘이견이 심각해 맞섰으나, 파국으로는 가지 말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UPI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UPI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미 국무장관으로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친강 중국 외교부장(외교부 장관)과 한 회담에서 핵심적적인 말은 “솔직한”(candid)과 “건설적”(constructive)이라는 단어다.

미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각) 블링컨 장관과 친 부장과 회담 뒤 매튜 밀러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도 대변인 브리핑에서 “장시간 솔직하고 심층적이며 건설적인 의사소통을 했다”고 평가했다.

일상적으로 “솔직한” “건설적”이라는 말은 긍정적인 뜻이지만, 외교 용어에서는 의미가 다르다.

외교 협상에서 “솔직한”이라는 단어는 ‘이견이 있다’는 점을 완곡히 드러낸 표현이다.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하면 양쪽 이견이 심하고 그대로 드러냈다는 뜻이다.

“건설적인”이라는 단어도 이견을 드러내서 조정하려고 했다는 의미이다. 즉, 애초 양쪽 입장을 서로의 이익에 맞게 조정하고 타협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성과는 없고, 향후 계속 절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번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는 것은 양쪽이 이견을 그대로 드러내고, 타협하려고 했으나 성과는 없어 향후에 계속 접촉과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사실상, 미-중 사이에 이견이 심하고 격렬하게 맞섰으나, 파국으로는 가지 말자는 뜻이다.

미 국무부가 발표한 “실질적인 대화를 했다”는 표현도 에두르지 않고 민감한 사안을 거론했다는 의미이다. 밀러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자유롭고 열린 세계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지탱하기 위한 우리 비전을 진전시키기 위해 동맹과 동반국들과 함께 할 것 밝혔다”는 데서도 드러난다.

중국 외교부도 친강 부장이 “현재 중·미 관계가 수교 이래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전제하면서 “(중국은) 미국 쪽이 중국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해를 견지하고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유지하며 돌발적인 사건을 침착하고 전문적으로 합리적으로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쪽이 이견을 그대로 드러냈고 성과는 없었으나, 친 부장의 방미를 합의해 파국은 피하자는 회담의 성격을 보여준다. 하지만, 친 부장의 방미 날짜가 확정되지 못한 것도 “건설적인 대화”의 본질, 즉 향후에 타협할 여지만 남기는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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