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직후인 20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중국이 미국과 가까운 쿠바에 군사훈련 시설을 지으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우리는) 국가 안보를 지키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전·현직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과 쿠바는 섬 지역에 새로운 군사 훈련 시설을 짓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플로리다 해안에서 불과 100마일(약 160㎞) 떨어진 곳에 중국군과 보안 및 정보 작전부가 배치될 수 있다는 경보가 워싱턴에 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 전인 지난 8일과 10일에도 중국과 쿠바 사이의 군사기지 설치 의혹 등을 보도했다. 백악관은 애초 “정확하지 않은 보도”라고 부인했지만, 나중에 중국이 2019년부터 그런 움직임을 보여 정부가 적절히 대응해왔다고 밝혔다.
이날 추가 보도와 관련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서반구에서 중국의 영향력과 범위, 정보 수집 역량을 확대하려고 해왔다는 게 비밀이나 놀랄만한 일은 아니며 그런 시도에는 중국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쿠바와의 관계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그것을 몰랐다거나 감시하지 않은 게 아니다”라며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조치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의 기밀과 국가 안보를 지킬 수 있도록 관련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발 고고도 기구가 미국 상공에서 발견되면서 큰 논란이 됐다. 당시 미국은 전투기를 출동시켜 기구를 격추했고, 블링컨 장관은 방중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전후해서도 중국과 쿠바의 군사 협력 의혹이 나와 미-중간 해빙 분위기 형성을 반대하는 세력의 언론 플레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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