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왼쪽)와 마크 저커버그(오른쪽) 메타 최고경영자. AFP 연합뉴스
트위터를 전격 인수한 뒤 인력을 대폭 감축하고 유료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수익 우선 정책’을 쏟아낸 일론 머스크의 경영 방식을 메타 등 경쟁 기업들이 따라 배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엔비시>(NBC)는 25일(현지시각) ‘(메타의 최고 경영자 마크) 저커버그조차 머스크의 트위터식 경영을 따라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머스크식 경영이 테크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하며 절반 이상의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하고 유료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수익 증대 정책을 쏟아냈다. 방송은 이런 조처가 처음엔 업계에서 큰 비판을 받았지만, 이제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기업들도 같은 조처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는 지난해 12월 선택형 유료 월구독 서비스 ‘트위터 블루’를 출시했다. 매달 8달러(1만원)를 지불하면 추가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그러자 올해 2월 메타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월 11.99달러(약 1만5천원)에 이용할 수 있는 유료 계정인증 서비스 ‘메타 베리파이드’를 도입했다.
인력도 마찬가지다. 최근 이 업계에선 중간 관리자를 중심으로 인력 감축이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저커버그는 팟캐스트 진행자 렉스 프리드먼과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추진한 많은 원칙은 일반적으로 좋은 변화였다.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가 경영에서 ‘옥상옥 구조’를 줄이고 엔지니어들과 경영진의 거리를 좁혀 조직을 더 전문적으로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좋은 변화라고 생각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을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머스크가 이런 변화를 시도한 것은 업계에도 좋은 일”이라고도 말했다. 방송은 메타가 조만간 텍스트 기반 소셜 미디어 분야에서 트위터와 직접 경쟁할 새 앱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소셜 미디어 레딧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허프먼도 지난주 <엔비시> 뉴스와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업계에 끼친 영향력을 인정했다. 그는 “머스크는 소셜 미디어가 규모를 키우지 않고 어떻게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지, 특히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레딧은 이달 전체 인력의 5%를 해고할 것이라 발표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스포스도 지난 1월 직원 10%를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 마크 베니오프는 지난 3월 미 온라인 매체 <인사이더>에 “실리콘밸리의 모든 최고 경영자는 일론 머스크가 한 일을 보고 자신 안에 있는 일론 머스크를 밖으로 끌어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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