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레켐비’를 처음으로 정식 승인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의 뇌 파괴 속도를 27% 늦추는 것으로 나타나 치매 극복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초기 환자에게만 적용되고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반론도 있다.
8일 <로이터> <시엔엔>(CNN) 등 외신을 보면, 미 식품의약국은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를 정식 승인했다. 레켐비는 치매 원인으로 지목되는 뇌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한다. 이는 알츠하이머 예방과 증상 완화에 머물렀던 상황에서 새 이정표를 세웠다는 기대가 나온다.
미 식품의약국 테레사 부라키오 약물평가연구센터 국장 대행은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질병 발생 과정을 치료하는 것이 목표인 이 약물이 임상적인 이점을 최초로 입증했다”며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임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이반 청 에자이 미국 최고 경영자는 “오늘 많은 과학자와 의사, 임상 실험 참가자와 치료 파트너들이 수년간 노력한 끝에 거둔 승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들을 대상으로만 승인됐다. <시엔엔>은 현재 알츠하이머로 진단된 미국인 6백만명 이상 환자 가운데 약 6분의 1로 추정했다. 또 미 식품의약국은 레켐비 포장에 뇌의 붓기와 출혈 위험성을 알리는 ‘블랙박스 경고’를 부착하도록 했다. 임상실험에서 일부 환자에게 뇌부종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에자이 주식은 도쿄거래소에서 지난 7일 약 5% 하락했다. 연간 약값은 2만6500달러(약 3461만원)로 예상됐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