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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중국 소비자 물가상승 넉달째 0%…커지는 디플레이션 우려

등록 2023-07-12 15:05수정 2023-07-12 20:05

중국 저장성 원저우의 신발 공장 노동자들. 원저우/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저장성 원저우의 신발 공장 노동자들. 원저우/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경제가 올 들어 물가가 마이너스 상태에 머물고, 위안화 가치 약세가 지속되는 등 침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봉쇄 완화에도 불구하고 소비 등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난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의 지난 6월 전년 대비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4%, 0%였다. 생산자 물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째 마이너스대를 유지하고 있고, 소비자물가는 4월 0.1%, 5월 0.2%에서 6월 0%로 낮아졌다. 소비자 물가는 시차를 두고 생산자 물가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 소비자 물가 역시 곧 마이너스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물가가 제자리에 머물거나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것은 경기가 매우 좋지 않다는 신호이다.

미국, 유럽, 한국 등 주요국들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반해, 중국은 물가가 바닥 수준을 보이면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물가가 하락세를 유지하는 것은 수요가 좀처럼 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는 코로나 봉쇄를 해제하고 경제활동을 정상화했으나, 중국인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3년 동안 이어진 코로나 장기 봉쇄로 인해 소득이 줄고 일자리 역시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사흘 동안 이어진 단오절 연휴에 중국 국내 관광객 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112%로 증가했지만, 이들이 쓴 돈은 2019년의 94.9%에 그쳤다. 관광객 수가 늘었지만 이들이 쓴 돈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중국 청년(16~24살) 실업률도 매우 심각하다. 지난 5월 청년 실업률은 20.8%로 청년층 5명 중 한 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실업률을 조사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중국 위안화의 가치도 올해 1월1일 1달러당 6.90위안에서 이달 12일 7.19위안으로 반년 새 4.2% 하락했다. 특히 이달 들어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중국 정부가 임계점으로 보는 ‘포치’(달러당 7위안 돌파)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돈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것인데,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맞물려 위안화 가치는 더 낮아질 수 있다. 중국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위안화를 더 팔고 달러를 매입하고, 중국 투자를 철회하는 등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지난 10일 국가통계국 발표 이후 디플레 경고음이 높아졌지만, 이날 중국 인민은행 등 금융당국이 내놓은 대책은 2024년 말 만료되는 미결제 대출에 대해 1년간 상환 연장 조치를 해줄 것을 시중은행에 요구한 것 정도에 그쳤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부동산 시장 등 내수 확대에 쏟아부으면 국내총생산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지방 정부의 부채 확대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재정부 자료를 보면, 지난 4월말 지방정부 채무 잔액은 37조 위안(약 6644조원)이지만, 실제 숨겨진 부채는 23조 달러(3경원)에 이른다는 추산도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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