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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할리우드가 멈췄다…미 연기자들 ‘OTT 착취’ 맞서 43년 만에 ‘총파업’

등록 2023-07-14 11:15수정 2023-07-14 19:00

넷플릭스 등 온라인 스트리밍 대기업 겨냥…이윤 배분과 작업환경 개선 요구
프랜 드레셔(왼쪽에서 3번째) 의장 등 미국 배우조합 및 작가조합 임원들이 13일 로스앤젤레스 조합 본부에서 공동파업을 결의하고 파업 승리를 위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프랜 드레셔(왼쪽에서 3번째) 의장 등 미국 배우조합 및 작가조합 임원들이 13일 로스앤젤레스 조합 본부에서 공동파업을 결의하고 파업 승리를 위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할리우드 영화배우들이 넷플릭스·디즈니 등 거대 온라인 스트리밍 기업들에 맞서 43년 만에 최대 규모 파업에 돌입했다.

미국 영화배우조합(SAG) 14일 0시(미국 서부시각)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배우들의 파업은 지난 1980년 이후 43년 만이다. 이번 파업은 이미 지난 5월2일부터 파업 중인 작가조합(WGA)과 함께 한다. 배우 및 작가 조합이 동시에 벌이는 파업은 1960년 이후 63년 만이다. 이번 파업에는 배우·작가·스태프 등 영화 제작 일선에서 일하는 16만명이 참가한다.

배우조합의 수석 협상가 덩컨 크랩트리-아일랜드는 13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 투표로 파업을 시작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배우조합은 넷플릭스,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등 대기업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텔레비전제작자연맹(AMPTP)과 고용계약 협상을 벌였으나, 협상이 결렬됐다.

이번 파업 결정으로 미국의 영화 및 텔레비전 제작은 대규모 중단 사태를 맞을 전망이다. 연기·노래·춤 공연자뿐만 아니라 스턴트맨 및 모션캡쳐 노동자 등도 파업에 동참한다. 파업이 선언되자,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새 영화 <오펜하이머>의 시사회에 참석 중이던 유명 배우 에밀리 브런트, 시실리언 머피가 퇴장했다.

일선 배우와 스태프들이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온라인 스트리밍 대기업들에 공정한 이윤 분배 및 작업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배우조합은 인공지능(AI)과 컴퓨터가 생성한 얼굴 및 목소리가 배우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한다. 배우 조합은 제작사들이 오디션용 영상 등을 배우들이 직접 만들어 보내게 해서 비용을 연기자에게 떠넘긴다며 이를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프랜 드레셔 배우조합 의장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모든 노동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고용주들이 월스트리트와 탐욕을 우선시하면서, 기계를 움직이는 본질적인 기여자들은 잊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영화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수천만 달러, 수억 달러의 연봉을 받으면서, 일선의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저임과 열악한 작업환경에 시달린다며 “그들은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영화·텔레비전제작자연맹은 “파업은 우리가 바라던 결과가 아니다”며 “텔레비전 쇼와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연기자들이 없다면 스튜디오는 운영될 수 없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연맹은 “조합은 유감스럽게도 이 산업에 의존하는 셀 수 없는 수천 명 사람들에게 재정적 고통을 주는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연맹은 인공지능 사용과 관련해 배우들의 디지털 이미지를 보호하고, 디지털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변조할 때에는 동의를 구한다는 “획기적인 제안”에 동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배우조합의 협상가 덩컨 크랩트리-아일랜드는 “그들은 우리의 배경 연기자들을 스캔할 수 있어야만 하고, 단지 하루 치 급료만 주고, 회사는 그 이미지를 소유하고, 영원히 쓸 수 있어야만 한다고 제안했다”며 그런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작가 파업에 배우 파업이 겹침에 따라 미국의 영화 및 텔레비전 상당수가 선을 보이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촬영이 끝난 영화라도 배우들이 편집 과정에 불참하면 개봉은 어렵다.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도 영화 시사회나 관련 인터뷰 등 관련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 에미상과 코믹콘 시상식 일정은 재조정되거나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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